"거짓말하고 돈 보고 전북 갔어"...본인이 때린 '아마노 굴레' 뒤집어 쓴 홍명보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원래 프로는 돈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아마노는 '돈은 상관없다'며 남고 싶다고 했다, 그랬던 선수가 돈만 보고 전북으로 떠났다. 처음부터 돈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협상을 도울 수 있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아마노 준(일본)에게 지난 해 거침없이 뱉은 쓴 소리다.
지난 8일 대한축구협회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떠나고 5개월간 공석이던 감독자리는 하루 아침에 'K리그 현직 감독'으로 채워졌다. 제시 마시 캐나다 대표팀 감독,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대표팀 감독 등 여러 외인 감독의 이름이 그 위를 공허하게 맴돌았다. 끝은 결국 '한국 감독의 한국에 대한 헌신'이라는 허울로 메웠다.
같은 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가진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우리는 파울루 벤투 감독 때처럼 빌드업을 통해 미드필더에서 공격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기회를 창출하고자 한다. 이것은 수비진에서 롱볼을 통해 경쟁을 유도하고 서포트하는 축구는 아니"라며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던 외국인 감독의 축구 철학과는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팀은 열흘 정도 소집되는데, 이 짧은 기간 선수들이 외국인 감독의 축구 철학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리고 경기력이 나아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머리에 맴돌았다"고 덧붙였다.
구구절절 설명은 했지만 결론을 요약하자면 처음부터 축구협회는 외인은 안중에도 없었다. 시작부터 국내 감독을 뽑을 생각 뿐이었다.
'도둑질 선임'을 진행한 축구협회는 물론이고, 홍명보 대표팀 감독에 대한 울산 팬들의 배신감과 허망함은 이루 말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특히 홍 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차례 "대표팀 감독 제안에 대한 말이 나오는게 불편하다", "감독 내정설이 불쾌하다"며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의사 표시를 한 상황이다.
강경한 입장을 줄곧 밝혔던 홍 감독은 이 이사가 한밤중에 자택에 다녀간 후 마음을 바꿔 갑자기 '한국 축구를 위한 헌신'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 가운데 이 이사는 홍명보 감독에게 외국인 감독과 동등한 파격적인 대우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2년 뒤 북중미 월드컵을 넘어 이듬해 아시안컵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유럽인 코치 2명이 합류하며 막대한 금전적 대우도 포함되어 있다.
이와 같은 상황과 홍 감독의 대표팀 감독직 수락에 크게 실망한 팬들은 그를 아마노 준의 이름을 따 '아마노 홍'이라고 부르며 비판했다.
앞서 지난 해 1월, 전북 현대는 요코하마 F.마리노스 출신의 일본인 선수 아마노 준을 임대 영입했다. 아마노는 2022시즌 임대를 통해 울산에 합류하며 리그 30경기 출전, 9득점 1도움의 성적을 올리며 팀 리그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아마노는 이후 전북에서 오퍼가 오자 울산에서 받았던 연봉보다 10만 달러를 더 받아들이며 이적에 합의했다.
문제는 홍 감독의 이후 작심 발언이다. 홍 감독은 당시 아마노를 향해 "거짓말을 하고 전북에 갔다"며 "지금까지 일본 선수를 많이 만났지만 아마노는 지금껏 만나본 일본 선수 중 최악"이라고 다소 원색적인 비난을 던졌다.
이어 그는 "원래 프로는 돈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아마노는 '돈은 상관없다'며 남고 싶다고 했다, 그랬던 선수가 돈만 보고 전북으로 떠났다"며 "처음부터 돈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협상을 도울 수 있었다"고 아마노를 공개적으로 저격하며 '거짓말쟁이'로 표현했다.
아울러 홍 감독은 "우리는 거짓말하는걸 되게 싫어하지 않느냐, (아마노가) 잘 할 수 있게끔 도와줬는데 결과적으로 본인(아마노)은 거짓말을 하고 떠난 것이 된다"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홍 감독의 거센 비난에도 아마노는 당시 "지난 해 여름부터 연장계약에 대해 가벼운 수준의 이야기가 오갔지만 일본으로 돌아간지 2주가 넘은 11월 중순에야 구단 측 오퍼가 왔었다"고 전했다.
이어 아마노는 "홍 감독님에게 울산에 남겠다고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울산 측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어도 홍 감독님과 울산 프런트의 온도차가 너무 컸다, 그에 반해 전북쪽은 (나를) 영입하는데 열의를 보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아마노 준을 '돈만 보고 간 거짓말쟁이' 등 거세게 비판한 홍 감독의 발언은 이제 '내로남불'이라는 불명예로 다시 조명받고 있다.
팬들은 울산 공식 SNS에 모여들어 "(홍)명보형 전화기 꺼 놨다면서" "아마노 준 엄청 욕하더니 똑같이 행동하고 있다" "협회가 밀어붙였대도 어쨌든 선택은 본인이 한 것인데 욕심이 과하다"고 거센 비판을 쏟아부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이한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9월부터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대비할 예정이다.
사진= MHN스포츠 DB, K리그, 대한축구협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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