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나를 막으려면 전대 나와라”

사퇴 요구 당내 인사들에 역공
“출마 선언하고 내게 도전하라”
질 “바이든에 올인” 지원 사격
파킨슨 전문의 8차례 방문 보도
백악관 ‘고령 논란’ 서둘러 진화

질 여사 “내 남편 지지해달라” 당 안팎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가 8일 플로리다주 재향군인회 사무실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 “내가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사람이 있다면 내게 도전하라”며 사퇴설을 일축하고 역공에 나섰다. 질 바이든 여사 역시 “올인(다 걸었음)할 것”이라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지만 파킨슨병 전문의가 백악관을 8차례 출입한 사실이 공개되고 당내 재선 포기 촉구 단체가 결성되는 등 사퇴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MSNBC와 전화인터뷰에서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당내 인사들을 ‘엘리트’라고 치부하고 “당 엘리트들에게 너무 좌절하고 있다”며 “내가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사람이 있다면 내게 도전하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전당대회에서 내게 도전하라”고 공세를 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2페이지짜리 서한에서도 “오직 유권자만이 민주당 후보를 결정할 수 있다. 우리가 당을 무시하면 어떻게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겠나”라며 “향후 임무에 대한 결의 약화나 명확성 부족은 오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만 도움이 되고 우리에게는 상처를 준다”고 지적했다. 후보 사퇴론을 반민주 행위, 해당 행위로 규정한 것이다. 그는 이날 오후 선거자금 기부자 300여 명과의 통화에 참석해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최고 후보라고 강조했고, 이날 밤에는 민주당 하원 흑인 의원 모임에도 화상으로 참여해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질 여사 역시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그가 항상 내 경력을 지지해준 것처럼 올인할 것”이라고 완주를 분명히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비회원국 동맹들이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며 “미국의 리더십을 믿지 않는다면 한국과 일본, 뉴질랜드 정상은 미국을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파킨슨병 전문의가 8차례 백악관을 찾은 기록이 확인돼 고령 논란에 추가로 불을 지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월터 리드 국립 군 의료센터에 20년간 근무한 파킨슨병 전문의 케빈 캐너드가 지난해 7월부터 8개월간 8차례 백악관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3차례 정기검진을 받았고 그때마다 신경과 전문의를 만났을 뿐”이라며 “파킨슨병 치료를 받지도, 약을 복용하지도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내에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출마 포기를 청원하는 ‘조는 횃불을 넘기라’라는 이름의 단체가 결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