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트 뛰고 밥 먹고 또 하라고?" 다시 고개드는 PBA 결승전 시간 '허들'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고질적인 문제다. 이번에도 당구팬들이 프로당구 PBA의 결승전 시간에 졸린 눈을 부볐다. 더 나아가 팬들의 졸린 눈보다 휴식시간이 최소 2~3배 이상 차이나는 양 선수 간 핸디캡도 문제다.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카드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 크라운해태)가 강동궁(SK렌터카)을 세트스코어 4-2(9-15, 9-15, 15-12, 15-12, 15-6, 15-7)로 돌리며 통산 5승을 차지했다.
1, 2세트를 감이 좋은 강동궁이 먼저 가져왔지만 이후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마르티네스가 3, 4, 5, 6세트를 몰아쳤다. 강동궁은 프로 전향 후 처음으로 한 시즌에 두 개 대회 연속 결승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지만, 2연속 상금 1억원의 주인공은 될 수 없었다.
직전 개막전인 '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과 더불어 이 날 결승전 역시 오후 9시에 열렸다. 여자부 결승전은 전날 한 시간 더 늦은 시각인 오후 10시에 치러졌다.
PBA 결승전은 남녀부 모두 7선4선승제로 치러진다. 경기가 10이닝 이내, 4-0이나 4-1로 '초스피드'하게 끝나지 않는 이상 경기를 모두 마치면 자정이 훌쩍 넘는 시각이다. 여기에 언론사 인터뷰까지 진행하면 일반적으로 선수들은 새벽 1시 가까운 시간에 경기장을 떠난다.
PBA는 남녀부 경기 결승전을 모두 밤 9시에서 10시 사이에 치르고 있다. 이전 시즌 대비 한두시간 가량 앞당겨졌지만 늦은 것은 매 한가지다. 이는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되는 프로야구 KBO리그의 중계와 겹치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나 졸린 눈을 비비며 심야 결승전을 기다리는 팬들은 꾸준히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다음날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 팬들은 "경기 시간을 조금만 앞으로 당겨달라"고 PBA 출범 시즌부터 꾸준히 건의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기에 쉽지 않다. 시간대가 이렇다보니 현장에 찾아가서 직관하기도 어렵다.
더 문제는 한 날 한시에 4강과 결승전을 모두 치러야하는 선수들이다. 특히 4강 경기가 한 날에 1, 2턴으로 나뉘어 열리는만큼 체력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기 십상이다.
이번 남자부 4강전은 오후 12시30분, 오후 3시30분으로 나뉘어 열렸다. 1경기에서는 모리 유스케(일본, 에스와이)-마르티네스가 격돌했고 2경기에서는 강동궁-하비에르 팔라손(스페인, 휴온스)이 만났다.
총 6세트 경기를 치른 마르티네스는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경기를 마치고 대략 6시간 가량의 넉넉한 휴식시간을 확보했다. 반면, 강동궁은 풀세트 혈전을 치르고 오후 6시 30분에 경기를 마친 후 저녁 식사를 끝내자마자 거의 곧바로 결승에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두세 배에 가까운 휴식시간을 확보한 마르티네스가 체력적으로 좀 더 우위를 점할 수 밖에 없다.
경기 후 강동궁은 인터뷰를 통해서도 "그것 (휴식시간) 때문에 결승전에서 졌다는건 핑계"라고 답했지만 "쉬는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초전박살'을 내자는 마음가짐으로 했는데 조금씩 힘에 부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직전 경기인 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에서도 강동궁은 4강 2경기를 배치받아 거의 오후 6시가 가까운 시간에 경기를 마쳤다. 당시 상대했던 만 16세 김영원이 경험 부족의 모습을 보여 흔들렸고, 강동궁의 5세트 7이닝 필승샷이 맞아 떨어지며 승운이 올라왔으나 직전까지는 계속 어려운 모습을 보였다.
당구팬들은 결승전 경기 영상을 통해 "아무리 당구라고 해도 하루 12~14세트, 6시간에 가까운 경기시간을 소화하는건 무리"라며 "결승전을 남녀 몰아서 하루에 치르고, 시상식도 함께 하게 해달라. 마르티네스는 준결승 후 충분히 휴식을 취했는데 강동궁은 7세트 체력을 다 쏟아붓고 저녁 식사 후 바로 경기하면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팬 역시 "여자부는 준결승을 치르고 다음 날에 결승을 치렀다. 휴식시간이 충분하지 않느냐. 다만 이걸 감안해도 결승전 시간 자체가 너무 피곤한 시간"이라며 남자부는 4강 후에 바로 경기를 치러서 2경기를 치른 선수가 너무 불리하다. 남녀부 경기 4강전을 시간을 나눠서 하루 안에 치르고, 다음 날 남녀 결승을 치르게 하자"고 건의했다.
일각에서는 반대 의견을 내놓는 팬도 있다. 한 네티즌은 "짧게 쉰 선수는 감이 살아있어 더 유리하다. 실제로 4강 2경기를 승리한 승자가 우승한 경우가 더 많다"고 반박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경기를 치른 선수가 직접적으로 휴식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한 상황. 한쪽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경기 시간 조율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편 2차 대회 '하나카드 챔피언십'을 마친 PBA투어는 오는 15일부터 웰컴저축은행 PBA팀리그 24-25시즌 1라운드를 시작한다.
사진=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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