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두산, '돔구장' 완공 때까지 5년간 잠실주경기장 쓴다
2027 시즌부터 5년간 프로야구 경기가 잠실야구장이 아닌 주경기장에서 열린다. 2032년 시즌부터는 기존 야구장 자리에 새로 지어지는 '돔구장'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서울시는 9일 잠실 돔구장 건립공사가 진행되는 약 5년간 잠실 주 경기장을 대체 야구장으로 활용하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시즌 동안 대체 야구장에서 경기한다.
앞서 시는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개발 사업'의 하나로 기존 잠실야구장 자리에 돔구장을 새로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돔구장 이외에도 야구장이 보이는 객석을 보유한 호텔, 전시컨벤션센터, 스포츠콤플렉스 등이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에 들어선다.
하지만 현재 야구장을 허물고 새로 구장을 짓는 사업인 만큼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LG와 두산의 대체 구장을 구하는 일이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이에 서울시와 한국야구위원회(KBO), LG, 두산은 지난해 10월부터 5차례 통합협의체(TF) 회의와 현장점검, 실무 협의를 거치며 대체 야구장 마련을 논의했다. 특히 주 경기장을 대체 야구장으로 사용할 경우 시설 규모와 인근 개발사업 등 주변 공사 상황에 따른 관람객 동선 안정성, 관람 수용인원 등을 중점 검토했다.
그 결과 지난 2일 TF회의에서 5개 시즌 동안 현재 리모델링 중인 잠실 주 경기장을 대체 야구장으로 사용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서울시는 잠실 주 경기장 축구장과 육상 트랙을 KBO 매뉴얼에 맞춰 프로야구 필드로 교체한다. 일부 실내 공간은 야구장 더그아웃(경기 중 감독, 선수, 코치 등의 대기장소), 선수지원공간 등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경기장 좌석은 그라운드와의 거리 등 관람 여건을 고려해 내·외야를 중심으로 1~2층에 총 1만8000여 석 규모로 조성한다. 좌석과 경기장 거리가 멀다는 의견을 수용해 내야 이벤트석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관람객 안전을 위해 봉은교 방향 서쪽 진출입로와 잠실종합운동장 북쪽 부근 공사영역 등을 조정해 백제고분로 방향의 동쪽 진출입로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서쪽 진출입로와 연결된 봉은교의 인도 폭을 넓히고 인근 보·차도를 정비해 보행환경을 추가 개선할 예정이다. 동쪽 진출입로는 공사구역과 구분되는 별도의 보행 전용통로를 설치한다.
안전관리가 확보될 경우 3층 관람석을 개방해 3만석 이상 규모로 좌석을 확대할 계획이다. 3층 내야 1만6000여석을 활용하면 수용인원은 최대 3만4000명까지 늘어난다. 시는 주요 경기나 포스트시즌 등에 3층을 개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현재 평일 야구 관람객이 평균 1만7000명에서 1만8000명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며 "잠실 주 경기장 주변이 공사현장이고 통로가 협소하기 때문에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처음부터 3만명을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1만8000명 정도에서 안정적 관리를 통해 3만명까지 늘려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체 구장 조성비용은 철거비용을 포함해 약 400억 정도로 예상된다. 민간투자사업자 선투자로 사업을 진행하고 향후 상업광고 사용료 조정 등으로 비용을 보전한다.
시는 내년 3월 대체 야구장 설계를 시작해 2026년 3월부터 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2027년 3월부터는 대체 구장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진행된다. 대체 구장 이용 시기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시즌 동안이다.
김승원 본부장은 "모든 민간투자사업은 물가 변동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사업기간을 맞추는 게 쉽지 않고 저희도 그런 문제점을 갖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시행자가 300억원을 선투자할 정도로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서울시와 KBO, 구단들은 최대한 노력해 일정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2032년 3월부터는 새로 지어진 잠실 돔구장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진행된다. 대체 구장은 야구장 시설을 철거해 다시 주경기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허구연 KBO 총재는 "서울시를 중심으로 어려운 이해 관계와 난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주신 모든 관계자분들께 야구계를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KBO는 구단, 서울시 그리고 모든 관계 기관과 협력하여 야구팬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관람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잠실 주 경기장은 돔구장 건립 기간 대체 야구장으로 사용되는 곳이지만 임시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관람객들의 편의에 초점을 맞춰 조성할 것"이라며 "아울러 야구팬들의 기다림에 부응할 수 있는 잠실 돔구장 건립도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개발 사업'과 함께 신속하고 안전하게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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