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징계 전력' PF 직원 영입… 금감원 수시검사 돌입

금융감독원이 한양증권에 대한 수시검사에 착수했다./사진=뉴스1

금융감독원이 과거 징계를 받은 이력이 있는 직원을 채용한 한양증권에 대한 수시검사에 착수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불법행위 제재 임직원의 채용과 관련해 지적한 지 일주일 만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부터 한양증권에 대한 수시검사를 시작했다. 금감원은 징계자 채용 현황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사안을 점검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증권사 5곳에 대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획검사를 실시한 결과 대규모 사익추구 행위를 적발하고 일부 임직원은 검찰에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한양증권이 부동산 PF 관련 사익추구로 검찰 통보된 전력이 있는 이를 채용한 것이 확인되면서 금감원은 전 금융투자회사를 대상으로 징계 전력자의 채용 현황을 전수조사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는 직원 채용 과정에서 윤리 및 준법의식을 심사해야 한다. 다만 이는 강제규정이 아닌 만큼 징계 전력을 확인하고도 채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금융투자업권의 채용 문화로 인해 당국의 징계나 자체 감사에 따른 제재 효과가 다른 업권에 비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금감원은 제재를 받아도 다른 회사로 바로 자리를 옮겨서 일하는 관행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한양증권은 "검찰 통보 전에 채용이 이뤄졌기 때문에 내부 검증 절차를 충분히 거쳤다"며 "면담, 준법의식, 평판 조회, 협회 징계내역 등 다각도로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원장은 지난 3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내부통제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날리기도 했다. 그는 "또 "불법행위로 제재받은 임직원이 다른 회사로 이직해 동일 업무에 종사하는 등 안일한업계 관행으로 인해 사적이익 추구와 같은 사고들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EO들이 내부통제 최종 책임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업계 질서를 바로잡고 금융사고를 예방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