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나도 몰랐다" 박주호의 충격 주장..."국내 감독 빌드업 있었다. 정확한 절차 절대 아니야"
[OSEN=고성환 기자] 대한축구협회(KFA)의 홍명보 울산HD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엔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던 박주호(37)가 그간 있었던 일을 폭로하고 나섰다.
박주호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밝혔다. 그는 지난 2월부터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인물이다.
먼저 박주호는 에르베 르나르 프랑스 여자대표팀 감독은 미온적인 협상 태도로 불발됐다고 전했다. 르나르 측에서 계속 일정을 바꾸는 등 의지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
자신이 직접 추천한 감독 후보 3인도 얘기했다. 박주호가 전강위에서 언급한 인물은 후벵 아모림(스포르팅), 제시 마시(캐나다), 그리고 바스코 세아브라(무적)였다. 다른 위원들 중에선 일부 위원만 한두 명 정도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마시 감독은 실제로 KFA와 최종 협상까지 갔지만, 결국 캐나다 대표팀에 부임했다. 박주호는 "(마시 감독의) 의욕이 엄청났다. 한국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또 (황)희찬이와 인연도 있어서 한국 선수들의 장단점, 성향에 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확신이 들어서 추천했다"라고 설명했다.
박주호는 마시 감독 불발에 대해 크게 아쉬워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마시가 될 거라고 어느 정도 생각했다. 한 2주 뒤에 발표하지 않을까 했던 시기도 있다. 충격이 컸다. 아무리 위원회에서 회의를 열심히 해서 올려도 협상은 다른 팀에서 하는 거다. 넘어간 뒤로는 손댈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라며 "사실 마시와 3월에 접촉했다. 하겠다고 얘기한 상태였다. '다른 곳도 있지만, 나는 한국이다'라고 했다. 처음에 마시를 추천했을 때 별로 관심이 없어서 협상이 끌렸다. 누군지 모르는 분들이 많았다"라고 얘기했다.
놀랍게도 박주호 역시 방송 도중 홍명보 감독 선임 소식을 전해들었다. 그는 "진짜로?"라고 되물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전강위 내부에서는 이전부터 K리그 감독이 거론된 게 사실이었다. 박주호는 지난 2월로 시계를 돌려 "대부분 후보에 있는 분들은 다 팀이 있는 분들이었다. 시즌을 다 준비했는데 그냥 K리그 팀 감독을 데려오는 게 현실적으로...그 감독님들은 모르셨다. 먼저 감독님고 어느 정도 얘기를 해서 진척이 되면 팀에도 잘 이야기하고 팬들에게도 잘 이야기해야 하는데 아니었다. 당시에도 울산 팬분들이 트럭 시위하고 화가 났다. 과연 이게 알맞는 과정인가 생각했다. 또 다시 돌아가는 느낌"이라고 되돌아봤다.
심지어 투표로 황선홍 임시 감독을 정하기까지 했다. 박주호는 "감독을 어떻게 투표로 하나. 어떻게 다수결로 정하나. 이해가 안 갔다. 나는 이류를 썼다"라며 "선정도 중요하지만 장단점을 분석하고 가장 리스크 적은 감독을 선택하는 게 맞지 않나. 그런 과정 없이 그냥 각자 생각하고 그냥 결과물만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강위는 마시 감독과 결렬된 뒤 후보군 12명을 선정했다. 박주호는 이때도 여러 감독을 추천했다. 그는 자신이 니코 코바치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 에릭 테르지치 전 도르트문트 감독, 우르스 피셔 전 우니온 베를린 감독, 토마스 투헬 감독의 수석 코치 졸트 뢰브를 중심으로 한 일부 투헬 사단이었다.
그러나 파행은 계속됐다. 박주호는 "또 투표하자고 했다. 난 대화를 해서 어떤 생각으로 이 감독이 좋은지 설명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외국인 감독을 투표하자는 거다. 안 된다고 했지만, 투표처럼 흘러갔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정해성 위원장까지 돌연 사의를 표했다. 박주호는 "그러다 정해성 위원장이 사퇴했다. 그리고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 잘 모른다. 사퇴부터는 난 아예 모른다. 처음에 기사로 소식을 접했다. 그 다음에 우리에게 이렇게 됐다고 하셨다. 다른 위원들도 그렇게 나가셨다. 나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 사실 난 (전강위가) 진작에 없어졌어야...마시 끝난 이후로는 무의미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주호는 "계속 외국인 감독 얘기가 오갔지만, 실질적으로는 국내 감독 가능성이 대두됐다. 협회에서 국내 감독을 원하면, 위원장님도 그런 방향이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 국내 감독을 세세하게 살펴보고 체크해서 타이밍 좋게 모셔오자고 했다. 다 아니라고 하면서 회의가 끝나면 위원장에게 전화하는 위원도 있다고 들었다. 정보도 계속 흘러나간다. 어느 순간부터 못 믿겠다. 뭐가 뭔지 위원회 안에 있는데도 모르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과적으로 이임생 기술이사가 정해성 위원장의 뒤를 이어 감독 선임을 주도했다. 그는 유럽에서 다비트 바그너 전 노리치 감독, 거스 포옛 전 그리스 감독을 만나고 돌아온 뒤 다른 최종 후보였던 홍명보 울산HD 감독을 적임자로 판단했다. 유럽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홍명보 감독을 직접 만나 설득했다고 밝혔다.
박주호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분들이 국내 감독이 돼야 한다고 하더라. 어떻게 보면 빌드업이었다. 굉장히 회의 시작 전부터 '이제 국내 감독 해야 되지 않아? 좋은 감독 많은데?'라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처음엔 이유를 물어봤다. 외국 감독에 대해선 이건 안 좋고, 저건 안 좋고 쭉 얘기한다. 국내 감독한테는 아예 없다. 그냥 다 좋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박주호는 전강위의 존재 의의에 의문을 품었다. 그는 홍명보 감독 선임이 전강위가 아니라 결국엔 KFA가 결정한 것이라며 "아예 몰랐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지난 5개월이 너무 아쉽고, 안타깝다. 정말 허무하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전강위 사퇴 의사도 밝혔다.
끝으로 박주호는 "지금 흘러가는 방향이면 전강위가 필요없다고 진작에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됐다. 위원회가 필요없다는 확신이 든다"라며 "회의 내용을 거친 정확한 절차는 절대 아니다. 난 안에 있으면서도 이게 뭔지 모르겠다.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 아무것도 없다. 홍명보 감독님도 안 하신다고 했는데 하게 됐다.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무것도 없다. 누구든 절차와 게임 플랜에 맞으면 된다.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래서 됐다' 정도는 말해야 하는데 난 모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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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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