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통에 숨기고 강변에 가방 묻고…60억대 마약 유통 일당 덜미

유영규 기자 2024. 7. 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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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샴푸통에 숨겨 발송한 마약류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을 통해 수십억 원대 마약류를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필로폰 등 각종 마약류를 밀수입하거나 합성마약을 제작해 국내에 유통한 A(23) 씨 등 70명(구속 41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오늘(9일) 밝혔습니다.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마약류를 구매해 투약한 26명도 포함됐습니다.

일당은 A 씨 등을 총책으로 각종 마약류를 밀수입해 판매한 유통책과 오피스텔·빌라 등을 임차해 마약류를 간수하는 보관책을 비롯해 운반책, 원료물질 밀수·제조책, 마약 홍보·소통방 운영책 등 역할을 나눠 비대면 방식으로 조직적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들이 유통한 필로폰·케타민·허브·합성대마·엑스터시·LSD 등 각종 마약류는 6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작년 9월 "아파트 화단에 수상한 것을 묻는 젊은 남성이 있다"는 112 신고로 출동해 화단을 수색, 풍선에 담긴 흰색 가루를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신고 나흘 만에 경기 안산에서 남성을 긴급체포한 경찰은 휴대전화 전자정보 분석을 통해 마약 판매책 2명을 검거하고 추적 끝에 일당을 무더기로 검거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휴대전화를 분석해 마약류 은닉 장소 2천여 곳을 찾아내고 이 중 1천300여 곳에 은닉된 마약류를 회수했습니다.

국제 택배 등을 통해 밀수한 마약류를 샴푸 통에 숨겨 대전 지역에 발송하려다 발각되는가 하면, 베트남에서 밀반입한 원료로 13㎏ 상당의 합성 대마를 만들어 여행가방에 담고는 경기 안성의 하천변에 묻어뒀다 덜미를 잡히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마약류 은닉 장소와 일당의 주거지, 은신처, 마약 보관 창고 등에서 케타민 2.3㎏, 대마초 1.7㎏, 합성대마 26㎏, 엑스터시 2천797정, LSD 313장, 암페타민 100g 등 40㎏ 상당의 마약을 압수하고 범죄 수익금인 1천만 원 상당 비트코인도 압수했습니다.

일당은 일면식이 없는 사이로 텔레그램을 통해 범행을 모의하고 철저히 신분을 감추며 비대면으로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현재 필리핀으로 출국한 또 다른 유통 총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 절차를 진행 중이며, 아직 검거되지 않은 다른 운반책과 매수자도 계속 추적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장기간 마약 유통범죄를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전국 경찰관서에 텔레그램 채널명과 피의자 정보를 공유해 여죄를 밝혀 최대한 중한 형을 선고받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강동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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