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탄핵` 헛다리 논란…"검사 실명 거론 안했다"는 이성윤 의원
"2019년 1월 울산 회식서 바닥에 대변…'똥 저 아니예요' 카톡 프로필 검사" 언급
박 검사 탄핵안까지 적시…당사자 "허위사실" 고소 후 "실명 언급안해" 발뺌
더불어민주당이 4명의 검사 탄핵소추안에 이재명 전 당대표의 쌍방울그룹-경기도 불법 대북송금 수사 검사(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를 '울산지검 음주 대변 추태 검사'로 지목한 것을 놓고 사실관계 오류가 도마에 올랐다. 박상용 검사를 대변 추태 장본인 것처럼 시사했던 '문재인 정부 서울중앙지검장 출신' 이성윤 민주당 의원조차 당사자의 반발에 "검사 실명을 거론한 적이 없다"며 발을 빼 '탄핵 희화화'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이성윤 의원은 지난달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울산지검 음주 추태를 거론, "2019년 1월 8일 오후 6시 울산지검에서 검사 30여명이 모여 회식을 했는데, 다음 날 아침 민원인 대기실 바닥에 대변이 대량 발견됐다"며 "'똥 저 아니에요'라고 카카오톡 프로필을 올린 검사는 쌍방울 수사기밀 유출 사건 수사 중에 엉뚱한 수사관을 압수수색했다"면서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를 수사한 검사"라고 연결지었다.
지난달 17일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법사위에서 (거론된) 그 주임검사 이름이 박상용 검사"라고 이어받았다. 같은 날 이 의원은 친야성향 유튜브에서 "'똥 저 아니에요'란 검사가 쌍방울 사건 수사 검사"라고 말했다. 이달 2일 발의한 박 검사 탄핵안에서 민주당은 '피소추자가 2019년 1월 울산지검에서 근무할 때 청사 내에서 음주를 한 뒤, 설사 형태의 대변을 싸고 화장실 세면대와 벽면에 발라 공용물손상죄를 범했다'라고 적시했다.
그러자 박 검사는 5일 민주당 이성윤·서영교 의원과 최강욱 전 의원,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 및 유튜브 진행자 4명까지 총 8명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박 검사 측은 고소장에서 "이 의원은 지난달 7일 이화영씨에게 중형이 선고된 지 일주일만에 박 검사를 '울산지검 분변' 사건의 당사자라고 지목했다"며 "이후 피고소인들은 일제히 유튜브를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검사는 6월20일 (검찰 내부망에서) 울산지검의 회식 당시 사진 및 알리바이 등 객관적인 증거와 함께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소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며"이 의원에게 사과와 시정조치를 요구했지만, 오히려 '대든다, 오만하다, 반성하라'고 호통만 쳤다"고도 했다. 박 검사 탄핵안은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민주당 의원이 '기권'표를 던진 것으로도 논란이 돼 있다.
박 검사는 대변 소동과 전혀 무관하단 입장을 밝혔지만 이 의원은 지난 4일 CBS오전라디오에서 박 검사 관련 "법사위 회의에서 질의 때 그런(대변) 의혹을 제기했다"고도 했다. 9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박 검사 측 권창범 변호사는 "이 의원이 이제 와서 발뺌하는데 그렇다면 사실 확인 능력이나 발언의 신뢰성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만일 허위인 것을 알고서도 박 검사를 흠집 내기 위한 것이라면,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4일 무렵부터 '어떤 검사'라고 했을 뿐 박 검사를 거명하지 않았단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8일 '박 검사 실명을 거론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하는 것인가'란 국회 기자들의 질문에도 "법사위에서 발언한 그대로 보시면 아실 수 있다"고 했다. 박 검사 측은 8일 다시 입장문을 내 "법사위 질의 당시 이성윤 의원은 법사위 회의장에 게시한 파워포인트 화면에서 박 검사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통해 '박상용'의 이름이 일부 보이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똥 저 아니에요'라는 검사가 바로 이화영 전 부지사를 수사했던 검사라고 하면서 '박상용 검사'가 명시된 이 전 부지사의 편지를 화면에 게시하기도 했다"며 "그럼에도 이제 와서 박 검사로 특정한 적 없다고 하는 건 구차한 변명일 뿐 아니라 탄핵소추안의 첫 번째 탄핵 사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 의원은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자로 "30년 동기 윤석열의 무도함을 누구보디 잘 아는 사람"이라며 "제대로 맞짱을 뜨겠다"고 공언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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