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병원에 직격탄…어머니는 아들을 천으로 덮었다

권영미 기자 2024. 7. 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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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어린이 병원을 미사일 공격해 아비규환이 빚어진 가운데 한 어머니는 두 달 된 아기가 덜 다치라고 천을 덮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전국에서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29명에 달했다.

러시아 미사일이 병원을 강타한 직후, 스비틀라나 크라브첸코는 잔해와 먼지로부터 서둘러 두 달 된 아들을 천으로 덮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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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 어린이병원 폭격…전국에서 수십명 사망
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오크흐마트디트 어린이 병원 피습 현장에서 구조요원들이잔해를 치우며 피해자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수도 키이우 소재 오크흐마트디트 병원은 우크라이나 최대 국립 아동전문 병원이다. 2024.07.0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어린이 병원을 미사일 공격해 아비규환이 빚어진 가운데 한 어머니는 두 달 된 아기가 덜 다치라고 천을 덮었다. 몸은 베이고 긁혔지만, 어머니는 자신들이 타고 온 차량이 건물 잔해에 묻혀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우크라이나 최대 어린이병원인 키이우 오크흐마트디트 병원이 공격받았다. 이 공격으로 11층짜리 본관 건물의 창문이 깨지고 독성학 병동이 있는 2층짜리 건물은 무너져 내렸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어린이 병원에서 지금까지 2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현장 구조대원들은 매몰자들이 많아 인명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병원은 매년 약 1만건의 수술을 시행하고 한 번에 약 600명의 어린이가 이 기관에서 치료받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전국에서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29명에 달했다. 올해 들어 가장 사망자가 많아 나온 치열한 날이었다. AFP통신은 전국에서 3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병원에서 어머니들은 벌벌 떨며 아기들을 꽉 껴안았다. 큰아이들은 일부는 돌봐주는 어른도 없이 잔해 속에서 앉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앉아있었다. 머리에 붕대를 감고 피가 묻은 하얀 가운을 입은 나이 든 여의사가 멍하니 병원 부지를 배회하고 있었다. 유리가 그의 발밑에서 으스러졌다.

러시아 미사일이 병원을 강타한 직후, 스비틀라나 크라브첸코는 잔해와 먼지로부터 서둘러 두 달 된 아들을 천으로 덮었다고 했다. 그는 "무서웠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면서 "그래서 (먼지를 마시지 않고) 숨을 쉴 수 있도록 천으로 아이를 덮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 순간엔 얄따란 천만이 아기를 보호할 유일한 수단이었다.

이 가족은 폭격당하긴 했지만, 더 큰 비극은 피했다. 크라브첸코는 아들은 안고 남편과 함께 파괴된 현장을 보았다. 그들의 차는 파괴된 건물 옆에 주차되어 있었던 탓에 잔해 속에 묻혔다. 젊은 부부는 차에 있었다면 온 가족이 다 죽었을 것이라면서 모두 살아남아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로이터는 영상을 분석한 결과 미사일이 병원 부지를 향해 가파른 궤적을 그리며 빠른 속도로 날아갔으며 직격탄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에 사용된 무기는 일반적으로 450㎏의 폭발성 탄두를 탑재하는 순항미사일인 Kh-101이라고 밝혔다.

미사일 공격이 있은 지 몇 시간 후, 공습경보가 두 번 더 울렸다. 멍한 표정의 수백 명의 환자, 구조대원, 구경꾼들이 여름 더위로 무더운 고속도로 지하도로 몸을 피했다. 하지만 이번엔 잘못된 경보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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