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명보에 배신감, 축협 부끄럽다"…팬·축구계 분노한 이유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24. 7. 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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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hd 서포터즈 '처용전사' 김기원 의장>
축협 또 돌려막기…한국축구 근간, K리그
홍명보, 믿어준 팬들 등지나…뒤통수 맞은듯
<박문성 축구해설위원>
5개월 100명 만나고도…축협, 무능력·무책임
감독 미팅하는데 언론 공개? 협상전략 전무
先 홍명보 선임 後 원칙·기준 끼워맞추기
축협, 전력강화위 무력화…이제 눈치도 안보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기원 (울산HD 서포터즈 의장), 박문성 (축구해설위원)

대한축구협회가 축구 국가대표팀의 차기 사령탑으로 홍명보 울산HD 감독을 선임했습니다. 어제 이임생 기술이사가 나서서 언론 브리핑 했죠. 잠깐 듣고 오겠습니다.

[★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 홍명보 감독님의 원팀, 원스프릿, 원골 현재 시점에서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따라서 한국 축구가 유지해야 할 정신력, 조화, 원팀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감독이라 평가했습니다.]

◇ 김현정>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 2월에 경질된 뒤니까 이게 다섯 달 만이네요. 이제 감독 찾았으니까 된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웬걸요. 지금 축구 팬들은 당황스러움과 분노가 뒤섞여서 폭발 직전이라고 합니다.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직접 좀 들어보겠습니다. 어제 공식 성명을 낸 사람들이 있어요.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울산HD 팬들입니다. 울산HD 서포터즈의 이름이 처용전사인데요. 처용전사의 의장 김기원 씨 연결을 해보죠. 나와 계십니까?

◆ 김기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제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선임됐다는 그 브리핑 내용을 들으시고는 축협 로고를 흑백 영정사진으로 바꾸고 성명서까지 내셨어요.
 


◆ 김기원> 저희도 일요일에는 기사를 통해서 알고 어제는 또 축협의 브리핑을 통해서 이 소식을 갑작스럽게 알게 돼서 여기저기서 엄청 의견을 많이 받기도 하고 저희도 내부적으로도 논의를 많이 해서 이렇게 성명서를 내자, 이렇게 의견이 일치돼서 내게 됐습니다.

◇ 김현정> 성명서를 아직 읽어보지 못하신 분들도 많을 텐데 어떤 내용입니까?

◆ 김기원> 일단 먼저 이런 K리그 감독 돌려막기를 또 반복한 축협을 먼저 규탄하는 내용이 일단은 저희 주로 구성이 들어갔고요. 이게 또 처음 발생한 일이 아니고 또 반복된 일인데 또 이렇게 이런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서 매우 규탄한다. 그런 내용이 좀 메인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 김현정> K리그 감독 돌려막기가 또 벌어졌구나, 이런 지금 말씀을 하셨는데 그게 어떤 의미일까요?

◆ 김기원> 지금 시즌 중에 이렇게 K리그 감독을 쏙 빼가버리는 사건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앞에도 사건이 한 번 있었던, 오늘과 같은 경우가 한 번 있었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때 한 번 겪고 나서 그걸 고치지 못하고 또 이렇게 한 번 더 이런 비극이 발생했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울산팀 홈페이지는 물론이고 팬 커뮤니티에도 글들이 상당히 많이 올라왔다면서요.

◆ 김기원> 팬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여러 축구 관련한 커뮤니티에도 글이 엄청 올라올 정도로 지금 축구 팬들은 엄청 이게 심각한 사안이라고 다들 생각을 하고 계시거든요.

◇ 김현정> 평소에 어느 정도 올라오던 곳에 어느 정도나 지금 폭주하고 있는 겁니까? 내용이.

◆ 김기원> 평소에는 20개, 30개, 많으면 100개 이럴 정도 올라올 그런 곳이면 딱 기사나 이런 여러 가지 나오고 나서는 하루에 700개, 800개가 넘어갈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글을 쓰고 그거에 대해서 이렇게 공감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그 울산 팬들 의견을 종합해 보면 종합해서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뭐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까?

◆ 김기원> 축협과 감독님까지 두 단체에 대해서 뒤통수를 맞았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 김현정> 뒤통수?

◆ 김기원> 저도 그건 그렇고요. 네.

◇ 김현정> 배신감.

◆ 김기원> 네, 그렇죠.

◇ 김현정> 두 가지 배신감. 우선 그러면 홍명보 감독님에 대해서는 왜 뒤통수라는 표현을 쓰셨을까요?
 


◆ 김기원> 먼저 저희가 이 축협에서 저희 감독님을 이렇게 국가대표 감독으로 데려가려고 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거든요. 앞전에 한 번 이런 사건이 있었을 때 저희가 성명서를 내고 트럭 시위도 하고 근조 화환도 보내고 이런 적극적인 행동을 했었는데 그때는 저희가 그런 행동으로 인해서 못 했던 것 같은데 그렇게 한번 하고 이번에 또 그렇게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번엔 결국 일단은 감독님이 가시게 되셨고 그리고 그동안에 저희한테는 본인은 울산 감독이다. 국가대표 감독으로 갈 일이 없다. 그리고 당장 7월 5일 경기 끝나고도 인터뷰에서 그런 부정적, 가지 않을 것이라는 그런 인터뷰를 하셨거든요.

◇ 김현정> 7월 5일이요? 7월 5일이면 지난주 금요일 아니에요?

◆ 김기원> 네, 금요일에 저희가 K리그 경기가, 수원 FC와의 경기가 있었던 날이거든요.

◇ 김현정> 그날도 안 간다고 하셨어요? 금요일날도?

◆ 김기원> 네, 그날 경기 마치고 인터뷰에도 전혀 그런 간다. 어떻게 그런 뉘앙스가 전혀 없으시다가 저희가 일요일에 처음 기자들을 통해서 이런 소식이 나오기 시작하고 월요일에 브리핑을 할 것이다. 이렇게 단 며칠 만에 의견을 갑자기 바꾸신 것에 대해서도 저희는 또 어떤 일이 있었길래 그 며칠 만에 이렇게 의견을 바꾸셨냐, 그게 가장 궁금하고 그게 가장 또 서운하죠.

◇ 김현정> 그게 궁금하고 서운하고. 두 번째는 축협에 대한 뒤통수, 축협에 대한 배신감이라고 하셨는데 그건 앞에서 설명이 된 것 같고요. 왜 K리그 감독을 또 돌려막기 하느냐 왜 빼가느냐. 왜라고 생각하세요? 홍명보 감독은 왜 하루 이틀 사이에 그렇게 마음을 바꿨다고 생각하세요? 팬들은.

◆ 김기원> 저희도 당장 감독님 입에서 이랬다 저랬다 어떤 말을 들은 게 아니다 보니까 저희도 추측할 수밖에 없는 거니까요. 이제 감독님이 어찌 됐든 2014년에 한번 실패를 하셨던 경험이 있으니까 그걸 만회하고 싶으신 게 아닐까 그렇게 추측을 하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저는 방식이 너무 잘못됐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 김현정> 방식이라 하면.

◆ 김기원> 이렇게 이런 식으로 믿어주는 팬들이 있는데 그걸 다 등지고 이렇게 떠나버린다는 것은 너무 큰 뒤통수를 치는 행위이고 감독님이 평소 말씀하셨던 언행이라든가 그런 거에 너무 반하는 행동이고 팬 분들도 이렇게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차라리 그냥 빨리 말을 해주고 미리 어느 정도 언지를 줬으면 이렇게까지는 안 서운하고 배신감을 안 느꼈을 텐데 안 가신다고 믿음을 주시고 갑자기 이러시니까 더 그거에 대해서 분노를 하시는 거죠.

◇ 김현정> 지금 여러분 울산HD가 K리그 2위 달리고 있어요. 그러니까 1위와의 차이가 1점밖에 안 나고 이렇다 보니까 팬들이 이렇게 서운해 하고 당황해하고 분노하고 이런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다만 의장님, 이런 반론은 또 가능할 것 같아요. 좀 더 대승적인 측면을 생각해 달라. 국가대표 감독은 우리나라 축구 전체를 대표하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울산 팬들이 좀 양보해 달라, 이렇게 누군가 말한다면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김기원> 물론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일단은 1차적으로는 축구협회에서 먼저 감독 리스트를 뽑을 때 현역인 감독은 애초에 리스트에 올렸으면 안 됐다고 생각을 하고 지금 감독을 뽑을 기간이 매우 길었다고 알고 있거든요. 올해 초부터 계속 감독을 구하고 있었던 상황이고 임시 감독만 벌써 두 번을 이미 선임했던 상황인데 그 5~6개월 동안 도대체 그럼 축구협회는 뭘 했냐. 저희는 그렇게 반론을 오히려 또 다시 하고 싶고 그리고 이게 대승적인 차원도 물론 좋지만 이제는 어찌 됐든 저는 대한민국 축구의 근간은 K리그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K리그가 잘 돼야 거기서 또 좋은 선수들이 나와서 국가대표를 가서 월드컵이든 아시안컵이든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거기 때문에 먼저 K리그를 존중을 해줘야 그 뒤에 국가대표도 같이 잘될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에베베베라는 아이디 쓰시는 청취자가 K리그가 호구입니까? 이렇게 또, K리그 팬이신 것 같아요. 이런 문자도 주시는데요. 여기까지 어떤 상황 속에서 성명 냈는지 설명 잘 들었습니다.

◆ 김기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울산 HD팀의 서포터즈 처용전사의 의장 김기원 씨를 먼저 만나봤습니다. 어제 축협에서 직접 기자회견까지 열었습니다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 거죠. 자세한 얘기는 전문가와 나눠보겠습니다. 박문성 해설위원 연결을 해보죠. 박문성 해설위원님 안녕하세요.

◆ 박문성>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의 그 5개월 과정 쭉 돌이켜보면서 총평을 해주신다면?

◆ 박문성> 5개월 동안 100명 가까운 사람들을 만났는데 어떤 일을 한 건지. 돌고 돌아와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지 않습니까? 그래서 참 그런 측면에서는 참 무능력하다. 그리고 그동안 5개월 동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결과적으로는 1순위로 뒀던 외국인 감독을 선임 못 하게 된 거잖아요. 그러면 무능력한 것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하는데 책임도 지지 않고 있죠. 사과다운 사과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무능력한데다가 무책임하다. 저는 이렇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무능력한데다가 무책임하기까지 한 축협 아니냐. 굉장히 지금 박한 평가를 주셨어요.

◆ 박문성> 네. 제 개인적인 평가가 아니더라도 5개월 동안 지켜봤던 많은 팬들, 그리고 또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에 관심이 많았던 많은 분들이 똑같은 느낌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누가 감독이 됐다, 이걸 떠나서 과정과 절차라고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박문성> 또 그 과정과 절차에서 스스로 이야기했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원칙으로 내세웠던. 예를 들면 언제까지 선임을 하겠다. 외국인 감독을 선임을 하겠다. 현재 감독은 데려오지 않겠다, 이런 수많은 원칙들을 스스로 깨면서 이런 결과까지도 나왔기 때문에 아마 비슷한 감정이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 김현정> 진짜 지금 말씀하신 그 원칙들 외국인 감독 선임하겠다, 현재 어디 K리그 감독 데려오지 않겠다 등등등을 다 깰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왜, 왜 이렇게 됐다고 보세요?

◆ 박문성> 그러니까 처음에는 말씀드렸던 것처럼 무능력이죠. 그러니까 그 많은 사람들을 만났을 때 우리가 한번 돌이켜보면 분명히 의지를 갖고 있었던 외국인 감독도 있었고요. 그런데 우리가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의 정보력 부재, 협상력 부재, 그다음에 우리가 준비했었던 예를 들어서 연봉이라든지 이런 거에 대한 부족,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다 노출된 거 아니겠습니까? 예를 들어서 한번 마지막 과정을 한번 놓고 보죠. 두 감독, 그러니까 거스 포옛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 감독으로 좁혀졌을 때 마지막으로 협상을 하러 가면서 그 2명을 만나러 간다고 언론에 공표를 하죠.

◇ 김현정> 예, 예.

◆ 박문성> 이건 사실 말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떤 협상을 할 때 협상은 기본적으로 밀고 당기기의 과정들이 필요하죠. 서로가 갖고 있는 패를 일정하게 숨기기도 하고 또 제시하기도 하고 서로 설득하기도 하는 과정들이 있어야 되는데 우리는 딱 2명만 만나러 갑니다라고 하는 걸 공개하고 협상하러 가는 걸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는 안 되죠. 그러면 상대들 입장에서는 대한축구협회가 지금 급하기 때문에 2명밖에 남지 않았구나. 그럼 '나는 저 급한 걸 이용해서 몸값을 올려야 되겠다' 이런 식으로 할 수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제가 마지막 사례를 말씀드리는 건 그동안 5개월의 과정이 이랬다는 겁니다. 실시간으로 모든 정보들이 노출되고 전략이라고 할 것도 뚜렷하게 없었지만 그 몇 가지 어떤 전략마저도 계속해서 드러나면서 스스로 약간 자승자박한 것 아니냐.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협상력을 잃은 채 5개월 동안 협상하다가 결국 이 결과가 만들어진 거 아니냐, 그런 말씀이신데 그런데 축구협회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어제 언론 브리핑 들어보면 이렇게 말했어요. 홍명보 감독 선임한 이유는 8가지나 된다. 전술, 리더십, 연속성, 그동안의 성과, 또 촉박한 일정 등등등 고려하면 최적임자는 홍명보였다, 이렇게 이야기하시던데요.

◆ 박문성> 저는 어제 사실 그 8가지 이유 들으면서 뭐라고 할까요? 좀 이게 지금 축구계를 이끌어 가시는 많은 분들이 있는데 저렇게 얘기하셔도 되나. 저는 약간 좀 제 개인적으로는 속상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했었는데.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이렇게 얘기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건 왜요?

◆ 박문성> 예를 들면 두 가지죠. 하나는 예를 들어서 첫 번째 이유 같은 경우도 빌드업을 잘한다, 이런 거지 않습니까?

◇ 김현정> 예, 맞습니다.

◆ 박문성> 빌드업에 대한 순위를 제시하더라고요. 빌드업이 1등이다. 이거는 빌드업에 1등, 2등이 없어요. 빌드업이라고 하는 형태입니다. 형태. 그러니까 빌드업을 예를 들어서 어떤 짧은 패스로 연결할 수도 있고 긴 패스로 연결할 수도 있고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기 때문에 빌드업을 이렇게 하는 걸 원하는데 이렇게 합니다라고 얘기를 해야지 빌드업 1등 팀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축구를 아시는 분들은 저게 뭐지? 이렇게 되는 거죠.
그리고 또 그 8가지 이유들을 놓고 보면 어떤 내용들이 있냐면 한국에 체류하면서 유망주들을 봐야 된다, 이런 걸 들지 않았습니까? 이런 몇 가지 원칙이라고 한다면 아예 외국인 감독은 선임할 수가 없는 거예요. 선임할 수 없는 원칙을 지금 드러내고 있거든요. 국내 감독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죠. 사실.
저는 그래서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원칙과 기준을 세워놓고 그 원칙과 기준에 맞는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것이 아니라 홍명보 감독을 선임해 놓고 사람들이 물어보지 않겠습니까? 왜 홍명보입니까라고 했을 때 그러니까 대답을 하기 위해서 만든 거죠. 사람을 뽑아놓고 그 사람에 맞는 기준과 원칙을 만든 거죠. 선후가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원래 전력강화위원회가 새로운 감독을 뽑겠습니다라고 할 때 정해성 위원장 체제에서 이미 이러이러한 기준으로 뽑겠다라는 기준이 있었어요. 그 기준은 갑자기 사라지고 새로운 기준을 어저께 8가지를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렇게 얘기하셔도 되나 싶더라고요.

◇ 김현정> 박 해설위원 설명 듣다 보니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간 건지 좀 감이 잡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미스터리가 남아 있습니다. 하나, 그동안 상당히 완강하게 그 자리를 거절해왔던 홍명보 감독. 후보군에 이름 오르는 것조차 불편해했던 홍 감독이 심지어 울산 팬 지금 앞에서 들었습니다만 지난 금요일까지도 나 안 간다라고 얘기했던 홍 감독이 왜 하루 이틀 만에 마음을 바꿨는가, 이게 풀리지 않아요. 의문이.

◆ 박문성> 저는 하루 이틀 만에 바뀐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그거보다는 시간이 좀 길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왜냐하면 홍명보 감독이 1순위다라고 하는 것은 이미 우리가 계속해서 논의가 돼왔던 이야기고요. 홍명보 감독도 정식 오퍼를 받지 못했던 거지 실제 그런 이야기들은 계속 듣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박문성> 고민을 하고 있었다고 봐야 되겠고요. 저는 두 가지로 봅니다. 하나는 개인적 이해가 있었을 거고요. 또 하나는 축구협회의 당연히 설득이 있었겠죠. 개인적 이해라고 하는 건 홍명보 감독이 이렇게 축구 인생 커리어를 한번 놓고 보죠. 선수 시절 엄청 났었죠. 사실 저희가 말할 필요도 없죠. 감독도 사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뺀다면 2012년 런던 올림픽 그리고 그 이후에 울산을 맡으면서 그야말로 승승장구했죠. 거의 역사를 써왔습니다. 그런데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최악의 어떤 결과, 과정들을 밟았죠. 항상 그런 이야기를 했었어요. 내 인생에 있어서 그때 오점, 내가 언젠가는 이거를 좀 다시 씻어내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했던 거죠. 그렇다고 한다면 월드컵에서의 그 실패를 월드컵으로 만회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내가 하겠다라는 생각이 있었고요. 그다음에 두 번째, 축구협회의 설득은 그렇게 만든 거죠. 그러니까 지금 어떤 패도 없잖아요. 지금 5개월 동안 100명을 만났는데 외국인 감독이 없었고 그러면 지금 할 수 있는 사람이 당신밖에 없습니다라고 저는 여러 가지로 강력하게 설득하지 않았을까.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 박문성> 저는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하루 이틀 만에 바뀐 건 아닐 거다?

◆ 박문성> 그래서 지금 어제 기자회견 때 얘기했지만 연봉 얘기도 그래서 나오는 거고 외국인 코치도 그래서 붙여주기로 하겠다. 하기로 이야기됐다고 하는 건 어쨌든 협회가 설득하는 과정에서 그런 상황 논리 플러스 모든 걸 다 해 주겠다, 이런 식으로 됐을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래도 남는 의문점 두 번째는 뭐냐면 수개월 동안 해외를 돌면서 적임자 물색해 온 사람은 정해성 기술 이사였어요. 그런데 6월 말에 이분이 돌연 사퇴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새로 취임한 이임생 기술이사가 취임한 지 불과 20일 만에 새 감독을 선임한 건데 이 과정도 뭔가 좀 매끄럽고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거든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 박문성> 저는 그렇게 복잡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일각 보도에서는 정몽규 회장과 정해성 위원장이 서로의 의견이 달라서 충돌했고 갈등 끝에 물러났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협회라는 조직을 이해한다면 협회장과 위원장이 충돌할 수 없어요.

◇ 김현정> 그래요?

◆ 박문성> 그냥 회장이 지시하는 겁니다. 갈등을 빚을 수 있는 권력 체계가 아니에요. 일방적으로 회장이 위에 있기 때문에 저는 물러나게 만들었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 김현정> 왜요?

◆ 박문성> 그렇죠. 저도 그러면 왜 물러나게 했냐는 건데 지금 결과적으로 홍명보 감독이 선임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지금 물어보시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죠. 그러면 5개월 동안 100명을 만나서 무엇을 했습니까?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그거에 대한 대답을 하는 거죠. 그래서 그동안 5개월 동안 일을 했던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을 저희가 물러나게 했습니다. 책임을 졌습니다. 그러면 명분이 되는 거죠. 제가 아까 홍명보 감독을 선임해 놓고 8가지 이유를 만들었던 것처럼 이렇게 결과를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그러면 절차적으로 누군가는 이걸 책임져야 되지 않겠어? 화살이 누군가에게 가야 되지 않겠어? 저는 그거를 전력강화위원장과 위원회로 향했다고 봅니다. 그렇게 보시는 거군요. 지금 새로운 이임생 이사한테는 아무리 물어봤자 왜 5개월 동안 뭐 하셨어요? 이런 거 물어봤자 제가 아니거든요. 이렇게 답할 수 있는 거니까.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요. 어제 한 가지를 폭로라고 해야 될까요? 뭔가 새롭게 이야기했는데 지난 5개월간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지만 홍명보 감독 내정 사실을 몰랐다, 이렇게 얘기를 해서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 그것도 좀 놀랍더라고요.

◆ 박문성> 내정 사실을 몰랐다는 게 어떤 말이죠?

◇ 김현정> 이 홍명보 감독이 이 지명된 사실을 몰랐다. 그러니까 발표 나기 전까지 몰랐다. 발표 나고 나서 알았다는 거예요.

◆ 박문성> 그건 전력강화위원회의 패싱 논란 이야기를 한 거겠네요.

◇ 김현정>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 박문성> 그러니까 특히 마지막에 어쨌든 급물살을 탔을 때는 그러니까 저도 어제 영상 자체를 다 보지는 못했고요. 내용이 어떤 내용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그러니까 지금 박주호 위원이 이야기했던 것은 계속 보면 전력강화위원회가 할 때도 사실 국내파로 뭔가 분위기를 만들어가려고 하는 게 있었다는 얘기는 했었고요. 그다음에 또 하나는 마지막 그런 결정 과정에서는 전력강화위원들도 모르는 결정이 돼버렸다, 이런 얘기잖아요. 그러니까 실제로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정해성 위원장을 물러나게 한 다음에는 전력 강화위원회 자체를 아예 스톱시켰죠. 그러니까 사실 이거는 저는 되게 좀 어처구니없는 거는 눈치도 보지 않아요. 무슨 눈치냐면 지금 사실 팬들이라든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이런 합리적인 지적이나 비판에 대해서도 눈치를 안 보는 것처럼 정관에 따르면 전력강화위원회가 후보군을 추천을 하고 이사회가 확정을 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추인한다고 되어 있는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김현정> 절차가.

◆ 박문성> 그러면 절차상을 지켜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전력강화위원회를 어떤 식으로든지 돌려서라도 그 과정을 지켜야 되는데 그 과정도 지금 그냥 패싱한 상태에서 기술 이사라든지 아니면 그냥 위에서 그냥 모든 걸 처리해버린 거잖아요. 사실 이게 일반적인 어떤 조직이나 집단이라고 한다면 이런 절차적인 과정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을 많이 받아야 될 내용들이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 박문성> 지금 눈치도 보지 않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참 대표팀 감독 5개월 만에 선임이 돼서 이게 잘 마무리가 되는 건가 보다 했는데 상황을 다 설명 듣고 보니 참으로 생채기가 많이 났고 또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은 선임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간의 사정 잘 들었습니다. 박문성 해설위원님 고맙습니다.

◆ 박문성> 네, 고맙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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