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올들어 '슈퍼카' 판매 갑자기 뚝 떨어졌다…'이것' 때문?
<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9일)도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8천만 원 넘는 차량의 법인차를 쓸 때는 올해부터 연두색 번호판 달아야 하죠. 그러자 올해 법인차로 등록된 수입차 비율이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요.
<기자>
법인차면서 8천만 원이 넘으면 이런 연두색 번호판을 붙여야 하는데 혹시 길에서 연두색 보신 적 있으세요?
<앵커>
저는 아직 못 봤습니다.
<기자>
저도 두 번 정도밖에 본 적이 없습니다.
소급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지난해까지 판매된 법인차에는 붙지 않고요.
올해 1월 이후로 팔린 고가 법인차에만 붙인다는 걸 고려해도 눈에 정말 별로 띄지 않습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 새로 등록된 수입차 중에서 법인차로 등록된 비율을 한국수입자동차협회 KAIDA가 집계해 봤더니 33.6%에 그친 걸로 나타났습니다.
2003년 이후로 지난 20여 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 사실상 역대 최저 수준입니다.
대수로는 4만 2천200대에 그쳐서 지난해보다 8천 대 넘게 줄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수입차가 눈에 많이 띄기 시작한 초기라고 할 수 있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수입차는 법인차 비중이 60%를 훌쩍 넘었고요.
2010년대 이후부터 점점 더 개인들이 사는 비중이 높아지긴 하지만, 그래도 30% 후반대나 그 이상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처음으로 30% 초중반대를 기록한 겁니다.
<앵커>
연두색 번호판의 영향이 있기는 한가 보네요. 그리고 그중에서도 이른바 값이 많이 비싼 슈퍼카 등록이 크게 줄었다고요.
<기자>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또 눈에 띄는 게 그겁니다.
모든 차종이 8천만 원을 넘어가는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들 벤틀리, 포르쉐, 롤스로이스 같은 브랜드들의 판매량이 보시는 것처럼 적게는 38%에서 많게는 64% 가까이에 이르기까지 일제히 급감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딱 13대가 더 많이 팔린 람보르기니를 제외하면 초고가 브랜드로 분류되는 수입차 중에 올해 판매가 줄어들지 않은 브랜드를 찾을 수가 없는 정도입니다.
사실 고가 수입차일수록 법인차로 등록되는 비중이 높습니다.
1억 원 넘는 고가 수입차 2010년대 후반에는 80% 가까이, 지난해까지도 60% 이상이 법인차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50% 중반대만 법인차로 등록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연두색 번호판 효과 고가 수입차를 법인 명의로 사서 세금을 줄이고 사실상 개인이 타고 다니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는 변화입니다.
이렇게 고가 차가 덜 팔리면서, 올해 상반기의 수입차 판매 대수까지 전체적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9%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 처음으로 수입자동차협회 집계에 테슬라가 들어가기 시작했거든요.
테슬라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BMW와 벤츠 다음으로 세 번째로 많이 팔리는 수입차 브랜드입니다.
상반기에만 1만 7천380대가 팔렸습니다.
이 테슬라 판매 대수를 올해 새롭게 몽땅 더했는데도 수입차 판매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4% 가까이 줄어든 걸로 나타난 겁니다.
테슬라를 빼고 지난해와 비교가 가능한 브랜드들끼리만 놓고 보면 전체 수입차 상반기에 무려 17% 넘게 판매가 줄어든 걸로 나옵니다.
<앵커>
연두색 번호판 피하려고 이런저런 방법들이 많이 등장한다고 하던데요.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이건 피하는 거라고까지 얘기할 수 없지만, 사실 예외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연예 기획사가 고가의 수입차를 리스해서 소속사 연예인 명의로 타고 다니게 한다, 그런 경우에도 법인차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연두색 번호판을 붙이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꼼수 등록이 종종 발생한다는 얘기도 있죠.
올해 초에 등록된 신규 법인차 중 7천만 원에서 8천만 원 사이 차량 상당수가 시중에서는 실제로 8천만 원을 훌쩍 넘는 차들이었다는 겁니다.
할인 혜택을 받은 걸로 치고, 이른바 다운계약서를 작성해서 연두색 번호판을 피한 법인차들이 꽤 된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올 상반기에 등록된 수입 고가 법인차들 중에도 여전히 연두색 번호판을 피한 차들이 꽤 있는 걸로 추정되지만요.
그 감소세를 보면 역시 이른바 연두색 번호판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연두색 번호판에 걸리는 고가 수입차 말고 전체 수입차 중에서도 법인차 비중이 줄어든 요인 중에 하나로 테슬라 역시 꼽힙니다.
테슬라는 법인차 등록 비율이 12%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유독 자기 돈으로 사는 개인들의 구매율이 높습니다.
이 테슬라가 올해 처음으로 수입자동차협회의 현황 집계에 포함되면서 수입차 중에서 법인차 비중을 전체 적으로 낮춘 효과도 있다는 게 협회 측의 설명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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