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인데..."제시 마시가 누군데?"

권수연 기자 2024. 7. 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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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마시 캐나다 대표팀 감독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대한축구협회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폭로했다. 

박 위원은 지난 8일 개인 유튜브 채널인 '캡틴 파주호'를 통해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의 선임에 대해 "대부분 후보에 들어오신 분들은 다 팀이 있는 분들이었다"며 "시즌을 다 준비했는데 감독님들은 모르고 계셨다. 협회도 어느정도 감독님과 먼저 얘기를 한다음에 진척이 되면 구단과 팬분들에게 잘 얘기해서 과정을 스무스하게 가져가야 한다. 울산 팬분들이 화가 많이 나셨다 그때. 그 당시에 회의하는데도 난리가 났었다. '이게 과연 알맞는 과정인가'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털어놓았다.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전하는 박주호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우)

앞서 축구협회는 8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같은 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가진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우리는 파울루 벤투 감독 때처럼 빌드업을 통해 미드필더에서 공격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기회를 창출하고자 한다. 이것은 수비진에서 롱볼을 통해 경쟁을 유도하고 서포트하는 축구는 아니"라며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던 외국인 감독의 축구 철학과는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팀은 열흘 정도 소집되는데, 이 짧은 기간 선수들이 외국인 감독의 축구 철학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리고 경기력이 나아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머리에 맴돌았다"고 덧붙였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이 이사는 "홍 감독이 이끈 울산은 빌드업과 기회 창출 등 전술적으로 한국축구와 맞고 '원팀, 원스피릿, 원골' 리더십을 갖고 있었다. K리그 선수 확인 및 연령별 대표팀 연계에 능하고 (클럽에서) 감독으로서 보여준 성과가 충분하다"며 홍 감독 선임 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3~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이끈 전적이 있던 홍 감독은 10년만에 다시 한번 한국 축구 대표팀을 지휘하게 됐다.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선임은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외인 감독 후보인 거스 포옛과 다비트 바그너 감독의 면접을 보기 위해 유럽으로 출국했다는 보도가 나온지 불과 나흘만에 발표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지 5개월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애초 축구협회는 5월 안으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정식 사령탑을 선임하기로 했지만 지지부진한 협상력, 외인 후보군들의 협상 결렬 및 기존 계약 연장 등으로 시간이 크게 지체됐다.

헤수스 카사스 감독

당초 후보군으로는 세놀 귀네슈 전 FC서울 감독을 비롯해 올레 군나르 솔샤르 전 맨유 감독, 개리 몽크 케임브리지 유나이티드 FC 감독, 브루누 라즈 전 보타포구 FR 감독 등 쟁쟁한 커리어를 가진 해외 감독들이 줄줄이 언급됐다. 

정해성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5월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1순위 후보군인 제시 마시 감독과의 협상은 한국 내 상주 문제로 인해 결렬됐고,(2순위) 헤수스 카사스 감독과의 협상은 이라크 축구 협회 쪽이 단호하게 나왔기에 무산됐다"고 밝혔다.

그 사이 외인 후보군의 이름값은 크게 내려갔고 정 전 위원장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정 전 위원장의 뒤를 이어 감독 선임 권한을 잡은 이 이사는 포옛과 바그너 감독의 면접을 보고 난 후 곧장 홍명보 울산 감독의 자택으로 향해 그를 설득했다.

그리고 하루 뒤인 지난 8일, 공식으로 한국 축구 사령탑 선임 소식이 발표됐다.

홍 감독은 기존 국가대표팀 사령탑 고사 의사를 여러번 밝혔지만 끝내 마음을 돌리며 팬들의 큰 비판과 실망에 휩싸였다.

박주호 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상세히 털어놓았다. 그는 새 감독 후보군에 대해 "12명의 리스트를 봤는데 (마땅한 적임자가) 없었다"며 "외국인 후보군이 괜찮은 사람이 없었다. 다 팀을 맡고있거나 곤란한 사람이 너무 많았다. (당사자) 의견도 물어보지 않았던 것이다. 헤수스 카사스는 대체 왜 물어본 것인지 (이해가 안 갔다) 저는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다보니 카사스 감독을 굳이 지금 빼오는 것이 맞는지도 의아했다"고 밝혔다.

특히 1순위 후보군이었던 제시 마시 감독은 박 위원이 추천한 후보군이었다. 박 위원은 "제시 마시를 추천했는데, 현재 국가대표팀에 가장 맞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이 사람을 좀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한국 대표팀에 대해 얘길 나눴는데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황희찬과의 인연도 있고 한국 선수들의 장단점, 성향에 대해서도 깊은 얘길 나눴다. 더 깊은 얘기는 축구협회 위원장님과 관계자들이 있을때 들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시 마시 감독을 컨택한게 3월달이다. 이 사람은 한국을 맡는다는 의사를 어느정도 밝힌 상황이었다. 다른 곳도 있지만 한국을 하고싶다고 했었다"고 좀 더 깊은 사정을 전했다.

제시 마시 감독

그러나 그는 "어느 정도 잘 맞추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처음에 제시마시를 추천했을 때 다들 그렇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제시 마시가 누군지 모르는 분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회의를 통해) 국내 감독을 해야하지 않느냐. 국내 감독 중에 좋은 감독이 많다는 의견이 나왔었다"며 "위원들이 외인 감독을 설명할 때 단점만 말하다가도 국내 감독 얘기를 말할 때는 그런게 없었고 다 좋다고 했다. 이름이 거론된 몇 명이 다 그랬다"고 털어놓았다.

이 날 박 위원은 영상 촬영 도중 홍명보 감독의 내정 소식을 전해들으며 믿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회의를 투표처럼 했었다. 1, 2, 3순위를 그때 적었는데 사실 감독을 투표로 뽑는게 아니지 않느냐. 나는 이걸 왜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그런데 위원들이 호평하는 사람을 말할때 홍명보 감독의 순위가 높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이한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9월부터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대비한다. 

 

사진= 캡틴 파주호 유튜브 채널, 제시 마시 SNS,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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