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문자 5건 원문 공개..."모두 제 탓⋯결정에 따르겠다"

김동식 기자 2024. 7. 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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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문자 원문 보도..."두 분이서 식사하며 오해 푸셨으면"
윤-한 갈등 존재 뒷받침...국민의힘 당권 주자 간 치열한 공방 예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 도착해 환영 인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대 이슈로 부각된 김건희 여사의 문자 메시지 전문이 공개됐다.

TV조선은 지난 8일 보도를 통해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가 1월 15일~25일까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당대표 후보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5건의 원문을 공개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는 1월 15일 보낸 첫번째 문자를 통해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대신 사과드릴게요”라며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1월 15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이 강행 처리한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지 열흘이 되는 시점으로 윤 대통령과 한 후보 간 특검법 처리에 의견 차가 있었다는 관측을 뒤받침한다.

또 김 여사는 “제가 백배 사과드리겠습니다”라며 “한 번만 브이랑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건 어떠실지요. 내심 전화를 기다리시는 것 같은데 꼭 좀 양해부탁드려요”라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같은 날 보낸 두번째 문자에서 “제가 죄송합니다. 모든 게 제 탓입니다. 제가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도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라 이런 사달이 나는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1월 19일 보낸 장문의 문자에선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 번 만 번 사과를 하고 싶습니다. 단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 뿐입니다”라며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충분히 죄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대선 정국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했을 때 오히려 지지율이 10프로 빠졌고 사과가 반드시 사과로 이어질 수 없는 것들이 정치권에선 있는 것 같습니다"라며 "그럼에도 모든걸 위원장님 의견을 따르겠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한 후보는 이 문자 발송 하루 전인 1월 18일 김 여사의 명품백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국민들이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경율 당시 비대위원은 1월 17일 김 여사를 프랑스 혁명 당시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네번째 문자는 한 후보가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은 뒤 이틀 뒤인 1월 23일 발송됐다.

김 여사는 “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습니다"라며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김경률 회계사님의 극단적인 워딩에 너무도 가슴이 아팠지만 위원장님의 다양한 의견이란 말씀에 이해하기로 했습니다”라며 “위원장님께서 '사과' 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제가 단호히 결심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김 여사는 1월 25일 보낸 마지막 문자에서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맘 상하셨을거라 생각합니다"라며 “다 저의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조만간 두 분이서 식사라도 하시면서 오해를 푸셨으면 합니다”라고 전했다.

지난 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 중인 한동훈 후보. 연합뉴스

한 후보측은 김 여사의 5차례 문자에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후보는 지난 8일 광주에서 열린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후 김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논란에 대해 ""공사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나는 당 대표가 돼도 영부인과 당무와 관련해서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 후보는 "나는 당시 사과가 필요하다는 뜻을 (대통령실에) 전달했고, 그에 따라 큰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한 후보가 총선을 앞두고 공적 루트로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했다가 대통령실로부터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압박을 받았던 것을 드러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김 여사의 문자 원문 공개로 총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한 후보간 갈등 사실을 둘러싼 새로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한 후보와 친윤계 당권 주자들 간 공방도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친윤측은 수차례 사과할 뜻을 밝힌 김 여사의 문자 메시지 내용을 한 후보측이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 후보 측은 문자 메시지 공개의 악의적 의도를 주장하며 대통령실의 '당무개입' 프레임을 지적하고 있다.

김동식 기자 kds77@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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