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사교육 대표단, 러시아 방문…북러 군사협력 노골화(종합)

북러 조약 체결 후 첫 공개 군사협력…방문 목적은 언급 안해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김효정 기자 = 북한 인민군 군사교육을 담당하는 간부들이 러시아로 향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통신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 김금철 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인민군 군사교육일군(간부) 대표단이 러시아 방문을 위해 전날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 단장을 제외한 대표단의 면면이나 방문 목적, 장소, 기간 등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러시아 측 군사교육 기관과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일성군사종합대는 한국의 국방대 등과 유사하게 장교를 재교육하는 군사학교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스위스 유학 후 포병학 등 군사 지식을 배운 곳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달 19일 군사동맹에 준하는 협력을 내용으로 하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이후 북한군 고위 관계자가 러시아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우리 정부는 앞서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어떠한 협력도 유엔 안보리 결의의 위반이며, 국제사회의 감시와 제재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북러는 지난달 정상회담 이전에도 군부 인사를 포함해 여러 방면에서 상호 방문 교류를 했지만, '군사' 협력을 직접적 명분으로 내걸고 진행한 사례는 드물었다.

국제사회의 군사협력 의혹 제기에는 이를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김일성군사종합대 총장의 방러는 푸틴 대통령 방북 이후 북러가 군사 협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노골화하려는 신호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러 포괄적 전략동반자 조약은 "방위능력을 강화할 목적 밑에 공동조치들을 취하기 위한 제도들을 마련한다"(8조)는 내용을 담아 군사 협력 의사를 사실상 공식화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김금철 총장 방러가 "북러 조약 이후 각 분야별 협력을 이행하는 후속조치"라며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은 군사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기 때문에 상당히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봤다.

다만 군사교육 기관 책임자의 방러는 무기나 군사기술 분야보다는 민감도가 낮다고 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양 총장은 "(김 총장이) 제일 먼저 가는 것은 외형상으로 다소 수위를 조절하는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runran@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