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선임 과정 밝히는 도중 들려온 홍명보 감독 선임 소식에 당황한 박주호 “이게 알맞은 과정인가”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 선임 과정을 두고 여러 소문들이 무성한 가운데, 지난 5개월 동안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던 박주호가 선임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일들을 가감없이 밝혔다. 방송 도중 들려온 홍명보 감독 선임 소식에는 안타깝다는 반응도 보였다.
박주호는 8일 개인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전력강화위원회의 감독 선임 과정을 털어놨다.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에게 연락을 받아 전력강화위원회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박주호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모두 공개했다.
박주호에 따르면 위원들이 직접 감독 후보를 추천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호도 후벵 아모림(스포르팅), 제시 마치 현 캐나다 축구대표팀 감독, 그리고 바스코 세아브라 3명을 추천했다고 했다. 특히 박주호는 마치 감독을 가장 추천했다고 하면서 “내가 직접 추천했기에 만나 이야기도 나눠봤다.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인연도 있었고, 한국에 대한 관심도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위원회 앞에서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서 추천했다”고 했다.
다만, 마치는 결국 연봉 등 여러 이유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해 결국 캐나다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리고 캐나다는 진행중인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 사상 첫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박주호가 한창 이야기를 전하고 있던 와중, 홍명보 감독의 선임 소식이 전해졌다. 이 소식을 들은 박주호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에 대한 것이 아니라, 시즌 도중 감독을 뺏기게 된 울산 HD FC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박주호는 “협회도 어느 정도 진척이 되면 팀과 팬들에게 잘 말해서 과정을 부드럽게 진행해야 한다”며 “이게 알맞은 과정인가라는 생각이 다시 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위원회 내에서 있었던 여러 아쉬웠던 점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갔다. 박주호는 “감독을 다수결로 정하는데 나는 왜 이 감독이 해야 하는지 이유를 적었다. 선정도 중요하지만 감독을 선임할 때 장단점을 따져야 하는데 그런 과정 없이 무기명 투표로 그냥 결과만 써서 진행했다”고 선정 절차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내부에서 나눈 말들이 실시간으로 외부 유출된 점도 언급했다. 박주호는 “카카오톡으로 쓴 내용도 바로 (외부에) 떴다. 회의 내용 일부가 갑자기 정보가 돌기 시작하고, 심지어 일반 팬들이 아는 경우도 있었다”며 “회의가 끝나면 진행 과정 같은 것은 팬들이나 기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는데 너무 추측만 난무했다. 또 개인 의견까지 더해진 내용까지 돌았는데, 그걸 통해 여론의 반응을 보고 싶은 것 같았다”고 했다.
박주호는 한국 축구에 대한 걱정을 드러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박주호는 “지난 5개월이 너무 아쉽고 안타깝다. 진짜 허무하다”며 “외국인 감독이 될 줄 알았는데 갑자기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갔다. 이렇게 흘러갈 거라면 위원회가 필요 없다고 말해왔다. 이제 확신이 든다. 한국 축구에 대한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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