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되는 전화, AI가 알아서 끊는다"…보이스피싱 꼼짝마
통화 내용 보이스피싱 의심될 경우 문자로 알리거나 전화 차단
보이스피싱 이용 번호 AI가 인지하고 차단…스팸 위험도 안내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경찰청 000 검사입니다. 본인 명의로 도용된 대포 통장이 범죄에 이용돼 피해자 입증을 해야 합니다. 자산보호를 위해 일단 주민등록 번호를 불러주세요. 모든 돈을 안전 계좌로 이체해야 합니다."
A씨는 최근 이같은 전화를 받았다. 불현듯 이런 전화를 받으니 패닉이 왔다. 주민등록 번호를 말하려 하니 갑자기 문자가 왔다. 보이스피싱으로 의심이 된다는 것이다. 주민등록 번호를 부르라는 공공기관이 없고, 돈을 이체하라고 하지 않는다면서 신중할 것을 권고했다. 이통사가 인공지능(AI)으로 통화 문맥을 분석해 A씨의 통화가 피싱이라고 의심, 안내 문자를 보낸 것이다. A씨는 큰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정부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보이스피싱 인지가 어렵다고 판단, 이통사와 AI과 데이터 등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딥보이스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범죄 가능성에 대비, 음성 워터마크 제도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보이스피싱 전화로 의심됩니다"…AI가 내용 분석해 '경고'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의 경우 올해 5개월 간 총 2564억원으로 전년 동기(1713억원)보다 2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범죄수법이 날로 지능화·고도화 되면서 피해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이다.
TF에서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수사기관의 사후처벌과 금융회사의 피해구제도 중요하지만, 사전에 범죄를 막아 피해를 예방하고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통신사업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모아졌다.
이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업자들은 정부 대책에 협력해 통신망에서의 사전차단 등 기술적 조치와 부정이용 가입제한 등 관리적 조치 등을 통해 피싱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해 적극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가명처리한 범죄통화데이터 제공 받아 스마트폰에서 실시간 통화 중 보이스피싱을 탐지하고 고객에게 위험을 알리는 AI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AI가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통화 내용을 모니터링하고, 실시간 탐지를 통해 가족 및 본인에게 이를 알리는 것이다. 실제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으면 바로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AI가 이를 판단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다.
AI가 통화 문맥을 분석해 피싱 여부를 판별한 뒤 본인과 가족에게 알려준다. 이에 더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AI가 중간에 통화를 종료하는 조치도 취할 수 있다.
다만 '개인 통화 내용'이라는 민감한 개인 정보를 다뤄야 하는 만큼 통화 데이터를 서버를 통하지 않고 단말 내에서 보이스피싱 여부를 탐지하는 '온디바이스AI'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딥보이스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범죄 가능성에 대비, 민간의 안전장치 도입을 권고하고 워터마크 제도화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문자에서 악성URL 등을 탐지해 발신 전화통화에서 불법스팸을 사전 차단하는 기술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밖에 정부는 불법 스팸의 주요 발송경로인 문자재판매사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할 방침이다.
발신번호를 변작해서 전화나 문자를 발신한 경우 위법행위가 확인된 번호, 문자계정 뿐만 아니라 연결된 전화번호와 동일인의 인터넷 문자계정 전체를 차단 처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차단되지 않은 회선, 계정이 범죄에 지속 활용되는 것을 방지할 예정이다.
김영섭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회장은 "통신사업자는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한 통신생활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점차 지능화되는 보이스피싱을 대응하기 위해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국민 피해 예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보이스피싱 범죄는 통신서비스를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하고 있어 대포폰 등 범죄 수단을 선제적으로 차단하여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대응방안을 발굴하여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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