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롭급 감독이 아니라 시즌 중인 '클럽' 감독이었어?"...기대했던 축구팬들 '대실망'
[포포투=김아인]
울산 HD의 홍명보 감독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정식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축구 팬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홍명보 감독을 한국 축구 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내정했다.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는 8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관련 내용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임생 이사는 “협회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새로운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되는 아시안컵까지다. 먼저 결정을 해준 울산 구단에게 감사드리고, 울산 팬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설명했다.
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6개월 간 감독 찾기에 나섰다.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알렸고, 실제 후보로 여러 인물들이 거론되면서 직접 협상 중이라는 소식도 있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결정된 감독은 울산 HD를 이끌고 있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이임생 이사는 “최종적으로 3명의 후보가 있었다. 국내 감독은 홍명보 감독이 후보였고, 다른 두 명과는 유럽으로 넘어가 협상을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택하게 됐다. 압축된 3명 중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분이 홍명보 감독이다. 저는 몇 차례 홍명보 감독에게 철학을 설명하며 부탁을 드렸다”고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을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이유는 총 8가지였다. 이임생 이사는 홍명보 감독의 전술, 리더십, 국내 거주 가능, 성과, 선수단 파악, 대표팀 경험, 축구 철학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임생 이사는“8가지 기준에 모두 충족했다고 생각했다. 이는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후보자들 모두에게 적용된 사항이다. 대한축구협회 철학과 게임모델을 고려했을 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의 전술에 주목했다. 빌드업 시 라볼피아나 형태로 운영을 하고 비대칭 백3 변형을 활용하며 상대 뒤 공간을 효율적으로 공격하고 상대의 장점을 잘 살려 라인 브레이킹을 하는 모습이 울산에 있다. 측면 콤비네이션 플레이, 크로스 공격도 돋보이고 지속적으로 경기 템포를 살려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고 기회 창출을 하는 모습도 좋았다”고 답했다.
K리그에서 보여준 홍명보 감독의 성과와 경험을 강조했다. 이임생 이사는 “울산은 지난 시즌 기준 기회창출, 빌드업, 압박 강도 1위였다. 활동량은 10위였는데 효과적으로 뛰면서 경기를 했다는 증거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가 우승했지만 활동량은 하위였다. 한국 축구에 필요한 부분이다. 홍명보 감독은 이전에 지도자로서 전무로서 협회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클럽과 대표팀 감독은 다르다. 홍명보 감독은 폭넓은 시야가 있고 각급 대표팀과의 연결성, 연계성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의 선임 소식에 축구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KFA는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리면서 본격적인 감독 선임 작업에 나섰지만, 최종 단계에서 협상이 결렬되는 등 작업이 지연되어 왔다. 지난 4월에도 최종 감독 후보로 3~4명이 좁혀졌고, 4월 30일 비공개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한 뒤 최종적으로 감독이 선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제시 마치 등을 비롯해 여러 이름이 올랐지만,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선임 과정이 길어지면서 축구 팬들의 기대감은 높아졌다. KFA는 차기 사령탑 후보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데 주력했다. 이영표 전 협회 부회장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협회가 좋은 감독을 열심히 찾고 있다. 깜짝 놀랄 만한 이름이다”고 말했고, '위르겐 클롭 감독 급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나한테는 그 정도 급이다”고 답했다. 이 발언이 온라인 전역에 퍼지면서 관심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최종 감독으로 선임된 이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020년 12월부터 울산 HD를 이끌고 있다. 지난 2022시즌과 2023시즌 2연속 K리그1 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도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울산은 현재 11승 6무 4패(승점 39점)를 달리며 1위에 오른 김천 상무와 승점 1점 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대표팀 감독 후보에 여러 번 이름이 언급되어 왔다. 다만 그가 직접적인 관심을 내비치진 않았다.
축구 팬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리그1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갑작스럽게 감독을 잃게 되면서 공식 성명문을 통해 협회를 강하게 지탄했다. KFA 공식 SNS 채널에는 협회의 결정을 비판하는 축구 팬들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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