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종목 자존심이자 한국 선수단 첫 경기…어깨가 무거운 여자 핸드볼

안영준 기자 2024. 7. 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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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단체 구기종목의 자존심을 지키고 한국 선수단의 올림픽 스타트를 승리로 장식하라." 한국 여자핸드볼이 파리 올림픽에서 받은 미션이다.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핸드볼은 이번 올림픽서 한국 단체 구기 종목 중 유일하게 본선 티켓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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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5일 독일과 본선 1차전 …8강이 목표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핸드볼 국가대표팀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출국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7.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인천공항=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단체 구기종목의 자존심을 지키고 한국 선수단의 올림픽 스타트를 승리로 장식하라." 한국 여자핸드볼이 파리 올림픽에서 받은 미션이다.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핸드볼은 이번 올림픽서 한국 단체 구기 종목 중 유일하게 본선 티켓을 따냈다. 남자축구와 여자배구 등 인기 있는 주요 프로스포츠들이 줄줄이 탈락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자 핸드볼은 어깨가 무겁다. 올림픽 기간 구기종목 TV 중계를 독차지하며 관심이 쏟아질 예정이라, 좋은 결과와 경기력을 보여주길 바라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

다만 냉정히 말해 핸드볼도 본선 전망이 밝지는 않다. 슬로베니아, 독일,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라는 쉽지 않은 유럽 강호들과 한 조에 묶인 한국은 현실적으로 1승 정도가 목표다. 그래도 선수단은 자신감을 잃지 않고 도전에 나선다.

20일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대한민국 여자핸드볼 국가대표팀이 훈련개시 미디어데이 행사를 마치고 훈련을 하고 있다. 2024.5.2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주장 신은주(인천광역시청)는 8일(이하 한국시간) 올림픽을 위해 출국하는 자리에서 "단체 구기 종목 중 핸드볼만 나가게 돼 속상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우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절호의 기회인 만큼 이번 대회를 잘 발판 삼아서 핸드볼이 국내에서 더 인기 있는 스포츠가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구기종목 자존심을 지키고 강호 유럽과 제대로 붙기 위해 각오도 남다르다.

우빛나(서울시청)는 "장점인 스피드를 활용해서 유럽 선수들에게 계속 싸움을 걸 생각"이라고 패기 넘치는 출사표를 바쳤고 강경민(SK슈가글라이더즈)은 "피지컬은 유럽이 좋지만 우리도 우리만의 방법을 준비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최근 여자 핸드볼은 H리그를 누비며 실력을 끌어올린 선수들과 2022년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세계를 제패한 유망주들이 성장하면서 모처럼 세계와 겨룰 만큼 실력이 좋아졌다. 특히 최근 유럽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현지 팀들과 평가전을 치르면서, 유럽 경쟁력도 크게 올라왔다는 평가다.

시그넬 감독 역시 "상대는 모두 강팀이지만 우리도 올림픽에 진출한 팀이다. 준비가 됐다. 협력 플레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습했고 스스로 어떤 것을 잘할 수 있는지를 잘 확인했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대한민국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감독과 선수들이 20일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2024.5.2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한편 핸드볼 대표팀은 7월 25일 오후 11시 열리는 독일과의 A조 조별리그 1차전을 통해 이번 올림픽 한국 선수단을 통틀어 첫 경기를 치른다.

같은 날 여자 축구, 7인제 럭비, 양궁 등도 열리는데 여자 축구 7인제 럭비는 한국 선수단 일정이 없고 양궁은 본 무대 전 랭킹 라운드라, 첫 승전보를 전할 종목으로는 핸드볼이 가장 먼저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또 하나의 기회를 얻은 셈인데, 신은주는 "한국 선수단의 첫 경기에서 잘 출발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우리가 잘해야 한국 선수들 전체가 힘을 내서 대회 내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책임감도 갖고 있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아울러 전략상으로도 초반 일정에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

독일과의 1차전 이후엔 28일 오후 6시 슬로베니아와 2차전을 치르는데, 이 두 경기가 상대적으로 가장 잡아볼 만한 경기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핸드볼 국가대표팀 류은희(왼쪽), 강경민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출국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7.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신은주는 "객관적으로 우리가 약체인 건 맞기에, 아직 우리의 전력이 알려지지 않은 1~2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했다. 강경민 역시 "독일과 슬로베니아와의 초반 두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초반 경기에 더 신경을 쓰겠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한국은 이후 30일 오후 6시 노르웨이와 3차전, 8월 1일 오후 6시 스웨덴과 4차전, 8월 3일 오전 4시 덴마크를 상대로 5차전을 각각 이어간다.

6개 팀 중 최소 4위 안에 들어야 8강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 이후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던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8강 이상의 성적으로 경쟁력을 확인하겠다는 각오다.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대한민국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단 감독과 선수들이 20일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선수단 훈련 개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 2024.5.2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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