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누구나 늙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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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9명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갔다는 점에서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여학생들은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중 변을 당했고, 이 사건으로 지역 사회 충격이 컸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운전 자격을 '고령자냐, 아니냐'로 제한하는 극단적인 방법 보다 사고 예방에 효과적인 대책·기술들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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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9명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갔다는 점에서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저녁 식사 후 돌아가던 길, 퇴근 후 승진을 축하하기 위해…저마다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번 사고로 '고령 운전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쏠리고 있다. 핸들을 잡았던 운전자의 연령이 68세라는 게 알려지면서 해당 주제가 재점화된 것이다.
지난해 5월 충북 음성에서는 70대 운전자가 10대 여학생 2명을 승용차로 치어 숨지게 한 일이 있었다. 여학생들은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중 변을 당했고, 이 사건으로 지역 사회 충격이 컸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는 2022년 3만 4652건에서 지난해 3만 9614건으로, 14%(4962건)나 늘었다.
이는 비단 남의 얘기가 아니다. 대전 지역도 2020년 1019건, 2021년 1017건, 2022년 1085건, 지난해 1374건을 찍으며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노인네들 운전대 그만 놔라', '운전면허 강제 반납해야 한다' 등의 과격한 비판도 나온다.
물론 노화로 인해 운전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고령자가 면허를 반납해야 한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운전해서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단순 나이로 제한하는 것 또한 다른 문제를 낳는다. 당장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 지역만 가 봐도 알 수 있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곳은 차 없이 다니기 힘들고, 병원에 다니거나 농사 같은 생계 활동이 필수인 이들에게는 '운전'의 의미가 크다.
한국은 내년에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운전 자격을 '고령자냐, 아니냐'로 제한하는 극단적인 방법 보다 사고 예방에 효과적인 대책·기술들이 절실한 시점이다.
노인을 향한 비하와 혐오에서 우리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 늙는다는 것은 모든 생명이 부여받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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