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모듈러 주택

임은수 세종취재본부 부국장

모듈러 주택에 대한 정의는 레고블록 형태의 유닛 구조체에 창호와 외벽체, 전기배선 및 배관, 욕실, 주방기구 등 70% 이상의 부품을 공장에서 선조립하는 주택을 말한다. 한마디로 레고블록을 맞추듯 조립해 건설하는 방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건축시장은 2023년 기준 건축시장 규모가 8055억원으로 2022년 대비 396%, 2020년 대비 1303%로 폭풍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서는 2003년 건설된 서울 신기초등학교가 최초의 모듈러 주택으로 알려져 있다. 초창기의 모듈러 건축물은 학교나 군시설 등 공공시설물에서 볼 수 있었고, 최근에는 주택뿐만 아니라 업무·상업 시설에도 적용되고 있다. 2007년 이후에는 주거용 건축물에 일부 모듈러 공법이 사용됐고 해외 수출용 모듈러 건축시스템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모듈러 건축시장은 유럽이나 일본, 미국 등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특히 영국은 대형 제작사들이 있어 모듈러 건축물이 가장 널리 보급돼 있는 나라다.

모듈러 주택은 기술력·경제성의 한계 등 문제점이 더 많다. 초고층 모듈러에 대한 기술 개발은 아직 요원하고 전문 인력이 부족에 대량 자동 생산화 미비로 생산성도 낮다. 또 전기통신소방분리발주 등 현장 공법 위주의 제도 역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 다만 층간소음 차단 등 주거 성능 향상은 기대된다고 보고 있지만 그마저도 검증이 안된 부분인 듯하다.

LH가 세종에서 추진중인 모듈러 주택 공사 현장. LH 제공

어렵고 힘들다는 공사 현장에는 외국인 근로자들로 넘쳐나고 있다. 고령화와 인건비 증가 등 주택 건설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한 건설기술을 활용한 주택은 미래 지향적인 기술로 큰 관심을 얻기에 충분하다.

모듈러는 그러나 공기 단축이나 폐기물 최소화 등 많은 장점이 있는 반면 일반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공법인데다 대량 생산이 어려워 아직까지 비싼 주택으로 취급받고 있다.

결국 모듈러 건축은 부정적인 인식과 경제성 확보 등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LH와 국토부 등도 해외 모듈러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국내 모듈러 주택 활성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