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色` 빼는 엔씨소프트… "혁신 리부트"

김영욱 2024. 7. 9.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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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엔씨 제공

엔씨소프트가 올해를 '변화 시작의 해'로 점찍고 혁신의 페달을 밟고 있는 가운데 이용자들의 인식 변화가 최우선 숙제로 꼽힌다. 엔씨소프트는 혁신을 통해 게임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하락하는 매출과 주가를 방어하는 복합적 과제를 풀어야 한다.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엔씨소프트의 평판은 아직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다. '리니지'가 가진 색깔이 워낙 강하다 보니 이용자들은 여기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리니지가 아닌 새로운 게임을 출시해도 이용자들이 새로운 기대감을 가지고 접근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이 같은 인식이 자리잡은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엔씨는 1997년 창립 이후 '리니지', '블레이드 앤 소울', '아이온' 등을 성공시키면서 개발력이 뛰어나고 믿고 플레이하는 게임을 만드는 게임사라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확보했다. 이어 모바일 게임 산업이 본격적으로 커지는 시기에 '리니지M'을 출시하면서 폭발적인 외형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2021년부터 연이어 터진 이슈들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했다. 회사의 방향성과 게임의 성격을 두고 회의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엔씨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훼손된 브랜드 가치를 신속하게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게임산업 특성상 장수게임도 이용자 지표가 '우하향'하는 구조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이어가려면 신작 개발과 성공이 필수적이다.

엔씨 게임을 반기지 않는 이용자들의 분위기는 신작의 성공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운다. 이 가운데 '리니지 라이크' 게임이 늘어나면서 경쟁작이 잇따라 등장하고, 파이가 한정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 안에서 싸움이 치열해졌다. 엔씨의 IR 자료를 분석하면 2023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매출을 비롯한 실적 지표가 우하향하고 있다. '리니지M'이 모바일 양대 마켓 매출 부문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모바일 게임에 대한 이용자들의 지출 감소와 리니지 이용자들의 이탈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엔씨는 게임 출시 과정부터 전 과정을 손봤다. 리뷰 시스템을 개선하고 인공지능(AI)을 게임 개발에 도입해 전반적인 개발 프로세스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그러면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수용해 게임을 수정해 나가는 체계를 도입했다. 지금까지는 외부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았고, 개발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다. 게임 리뷰를 하지 않고 출시하기도 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지난 5월 가진 1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그동안 신작 게임에 대한 사외 테스트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게임 이용자들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금은 외부 테스트 결과를 공유하고 주어진 기간 내에 반드시 개발을 완료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앞으로 신작 출시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 개발 방향성도 바꿨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자'는 목표 하에 '리니지'와 MMORPG에 집중해 왔지만, 작년 9월 '퍼즈업 아마토이'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배틀크러쉬', '호연'을 선보인다. 그동안 개발해온 게임 장르가 아닌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결과물이다. 여기에 더해 내년까지 신작 캐주얼 게임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엔씨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각 게임별 특성과 이용자의 수요를 고려해 만족할 수 있는 신작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기존 게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기존 게임용 서버를 새로 내놓으면서 이용자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지적을 수용한 결과다.

아울러 올초부터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공동대표가 게임 사업에, 박병무 공동대표가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더해 창사 이래 최초로 회사를 분할한다. 품질보증(QA) 서비스 사업부문을 엔씨큐에이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부문을 엔씨아이디에스로 신설한다.

내달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설립을 확정하고 10월 1일 본격적으로 분할할 예정이다. 각 신설 회사는 전문가들이 이끈다. 김진섭 엔씨큐에이 대표 후보자는 2003년 엔씨 입사 이후 20년간 QA 업무를 담당한 전문가다. 이재진 엔씨아이디에스 대표 후보자는 전 웅진씽크빅 대표로 웅진그룹의 IT사업 부문을 SI 회사로 성장시킨 전문 경영인이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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