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지역소멸 위기… 비수도권 지자체 “뭉쳐야 산다” [심층기획-광역지자체 행정통합 열풍]
메가시티 추진 확산
대구·경북, 행정 통합 논의 급물살
부산·경남, 9월까지 통합안 마련
정부, 대전·세종·충남·충북 묶어
충청 지방정부 연합 설치도 승인
행정통합 아닌 ‘광역 생활경제권’
광주·전북·전남도 경제동맹 선언
경제 활성화·상생발전 주춧돌 놔
통합 완성 산 넘어 산
일부 주민, 불이익받을까 반발
일방 흡수 등 방식 결정도 문제
국방·외교 제외 모든 권한 이양
재정·입법 등 독립성 확보 중요
연방제 수준 특별법 제정 요구도
전국 주요 시·도가 추진하고 있는 ‘메가시티’ 열풍 대열에 호남권도 합류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관영 전북도지사,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최근 전북 정읍에 모여 ‘호남권 메가시티 경제동맹’을 선언했다. 이들 시·도지사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열린 호남권 정책협의회에서 ‘지역소멸 위기 대응과 수도권 일극체제에 맞서 호남권 초광역 협력체제를 구축하자’고 합의했다. 500만명의 호남권 경제 활성화와 상생 발전을 위해 메가시티의 주춧돌을 놓은 것이다.


전국 광역단체들에 메가시티라는 불을 지핀 곳은 대구·경북이다. 올 5월 홍준표 대구시장의 대구·경북 행정통합 제안에 이철우 경북지사가 수용하면서 대구와 경북이 분리된 지 40년 만에 통합 논의에 불이 붙었다. 윤석열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에 대구·경북 지역의 행정지도를 다시 그리는 통합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 지원 의지를 밝힌 만큼 향후 특별법 제정과 구체적 권한 이양 및 재정 인센티브와 같은 메가시티 모델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광역 지자체의 메가시티 추진에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지역민들의 동의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광역단체장들이 수도권 일극체제에 맞서 메가시티를 추진하고 있지만 갑작스러운 통합 논의에 부정적인 민심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해 경북 북부지역에서는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도청 신도시 개발 2단계 사업이 막 시작된 상황에서 행정통합이 추진되면 사업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부산·경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부산과 경남 주민 각 2000명씩 4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행정통합에 반대한다는 응답자가 45%에 달했다. 통합에 부정적인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행정통합의 방식도 풀어야 할 과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경북을 통째로 대구와 합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테면 경북 지자체를 대구광역시에 포함하는 방식의, 예컨대 대구광역시 안동시, 대구광역시 포항시 등으로 개편한다는 것이다. 대구시와 경북도 행정통합의 체제를 현행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하는 안이라는 게 대구시 설명이다.
메가시티의 목표는 ‘완전한 지방자치 모델’이다.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중앙정부의 모든 권한을 지방정부가 넘겨받는 것이다. 중앙정부와 수도권 중심에서 벗어나 지방정부가 필요한 사업의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집행하는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 메가시티의 목적이 있다.
이 때문에 광역 지자체의 메가시티 성패는 얼마나 지방정부가 재정권과 입법권을 확보하고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가져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는 광역 지자체가 업무에 필요한 부시장(부지사)직을 신설하고 싶어도 행안부의 통제를 받고 있다. 광역 지자체가 통합해 메가시티를 조성하면 관련 특별법을 제정하게 된다. 이 특별법에 지방정부의 재정과 인사, 조직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아야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가능하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방정부의 재정과 인사권을 보장받는 연방제 수준의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여야 국회의원들의 합의가 필요하지만 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메가시티가 성공하려면 현행 지방자치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치국 광주연구원장은 “특별연합이든, 행정통합이든 메가시티 성공의 전제조건은 특별법 제정”이라며 “재정권은 물론 인사권, 입법권을 연방제 수준으로 법에 명시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광주·부산·대구=한현묵·오성택·김덕용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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