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돌아온 ‘국가대표 감독’ 홍명보, 2번째 도전 그리고 마지막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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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울산 HD 감독(55)은 곧 신분이 바뀐다.
다만 완전히 지도자로 진로를 굳힌 계기는 고(故) 핌 베어벡 감독(네덜란드)의 부임과 함께 수석코치가 됐을 때였다.
여론은 4년 후를 기약하자고 했지만, KFA는 대안이 없다며 홍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럼에도 현장이 그리웠던 홍 감독은 2021년 울산에 부임해 K리그 지도자로 새 출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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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의 지도자 인생에는 성공과 시련이 함께했다. 2004년 10월 선수생활을 마감한 홍 감독은 행정가에 마음을 뒀고, 미국에서 스포츠마케팅을 공부했다. 하지만 1년 만에 항로가 바뀌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네덜란드)이 2006독일월드컵 대표팀 사령탑이 되면서 코치로 호출했다. 당시 지도자 라이선스가 없어 무자격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그는 “피할 수 없으니 뚫고 가겠다”며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다만 완전히 지도자로 진로를 굳힌 계기는 고(故) 핌 베어벡 감독(네덜란드)의 부임과 함께 수석코치가 됐을 때였다.
감독 커리어는 연령별 대표팀부터 시작했다.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처음 감독을 맡아 8강을 이끌었고, U-23 대표팀과 함께한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선 동메달을 땄다.
정점은 2년 후 2012런던올림픽에서였다. 한국축구에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안겼다.
그 뒤로는 가시밭길이었다. 2014브라질월드컵 개막을 1년 앞두고 아시아 최종예선까지 책임진 최강희 감독(현 산둥 타이샨)의 뒤를 이어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여론은 4년 후를 기약하자고 했지만, KFA는 대안이 없다며 홍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역경을 피할 생각은 없다”며 ‘독배’를 받아들였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의리축구 논란’ 등 각종 악재 속에 조별리그에서 1무2패에 그쳤고, 자진사퇴로 이어졌다. 이어 2016년 항저우 뤼청(중국) 감독으로 현장에 복귀했으나, 이듬해 5월 사퇴했다.
홍 감독이 다시 전면에 등장한 것은 2017년 11월 KFA 전무이사를 맡으면서다. 오래 전 품은 행정가의 꿈을 이룬 그가 머문 동안 KFA는 합리적 조직이었다. 김판곤 당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현 말레이시아 감독)과 호흡은 최고였고, 이는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의 선임과 2022카타르월드컵의 성공으로 연결됐다.
그럼에도 현장이 그리웠던 홍 감독은 2021년 울산에 부임해 K리그 지도자로 새 출발에 나섰다. 성과는 출중했다. 선수관리를 기반으로 스타들이 즐비한 울산을 K리그1 2연패로 이끌었다. 감독으로서 완벽한 재기였고, 이제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 복귀를 앞두고 있다.
마침 적당한 ‘적응기’가 주어진다. 이라크~요르단~오만~팔레스타인~쿠웨이트와 묶여 9월 시작될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부터 대표팀을 이끈다. 본선만 준비하는 것과 여유를 갖고 팀을 만들어가는 상황은 전혀 다르다. 행정가와 프로팀 감독을 거친 다양한 경험도 큰 자산이다.
2016년 8월 자전적 논문인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경험에 대한 자문화기술지’로 박사학위를 받은 홍 감독은 “월드컵에서 팀을 한데 묶으면서 절대적 가치를 제공할 무언가를 찾지 못한 것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라며 “특정 선수를 배제하고 특정 선수에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며 팀 운영 원칙을 스스로 깨는 오류를 범했다. 더 나은 판단을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돌아봤다. 당시의 아쉬움을 10년이 흐른 지금 반복할 생각은 그에게 추호도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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