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더 발전한 ‘넝쿨째 굴러온 복덩이’ 루커, 오클랜드 올해의 매물 되나[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루커는 오클랜드의 '올해의 매물'이 될까. 시장의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예상대로 올해도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7월 8일(한국시간)까지 34승 58패, 승률 0.370을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 승률 4할 미만인 팀안 단 두 팀 뿐. 2할 승률 팀인 시카고 화이트삭스 덕분에 리그 최하위는 아니지만 서부지구에서는 이미 선두에 15경기차로 뒤쳐진 상황이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다가오는 가운데 빅리그에서는 본격적인 여름 시장이 열리려 하고 있다. 오클랜드는 포스트시즌을 꿈꾸기 어려운 처지. 여름 이적 시장에서는 당연히 판매자로 나설 전망이다.
오클랜드에서 현재 가장 '핫'한 선수는 루키 마무리 투수인 1998년생 우완 메이슨 밀러. 밀러는 올스타에도 선정되며 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다만 아직 25세인 루키를 오클랜드가 지금 트레이드 할 이유는 없다. 밀러 외에도 주목받는 선수는 있다. 바로 1994년생 외야수 브렌트 루커다.
루커는 올시즌 커리어 하이 성적을 쓰고 있다. 8일까지 77경기에 출전했고 .278/.353/.537 18홈런 54타점 4도루를 기록했다. 오클랜드 팀 내에서 타율, 출루율, 장타율, 홈런, 타점, 안타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팀 내에서만 뛰어난 것이 아니다. 루커는 아메리칸리그 홈런 공동 10위, 타율 17위, OPS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장타력은 물론, 정교함도 준수한 모습. 타선 보강이 필요한 팀들의 입장에서는 군침이 돌만한 선수다.
루커는 빅리그 데뷔 5년차. 하지만 서비스타임이 아직 3년도 차지 않은 선수다. 이 또한 구단들 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다. 루커는 2027시즌이 끝나야 FA 자격을 얻는다.
미시시피 주립대 출신 루커는 상당한 기대주 출신이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 경쟁균형A라운드 전체 35순위로 미네소타 트윈스에 지명됐고 베이스볼 아메리카 TOP 100 유망주 명단에 오른 경험도 있다.
다만 커리어 초반은 좋지 못했다. 단축시즌 빅리그에 데뷔해 7경기에서 .316/.381/.579 1홈런 5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2021시즌 58경기에서 타율 0.201에 그쳤다. 2022시즌 개막 직전 타일러 로저스 트레이드에 포함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이적했지만 샌디에이고에서 전혀 활약하지 못한 루커는 여름 시장에서 다시 캔자스시티 로열스로 트레이드 됐다. 그리고 캔자스시티에서도 실망스러웠다. 데뷔 첫 3시즌 동안 기록한 성적은 81경기 .200/.289/.379 10홈런 23타점. 기대감을 갖기 어려운 수치였다.
결국 루커는 2022시즌이 끝나고 캔자스시티에서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됐다. 그리고 그런 루커를 클레임 해 영입한 팀이 바로 오클랜드였다.
오클랜드에 입성한 루커는 달라졌다. 지난해 루커는 137경기에서 .246/.329/.488 30홈런 69타점 4도루를 기록했고 올스타에 선정됐다. 그리고 올시즌에는 지난해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쓰고 있다. 오클랜드 입성 후 성적은 214경기 .258/.338/.507 48홈런 123타점. 삼진이 많고 볼넷이 적다는 것, 야수로는 수비력이 부족해 지명타자에 더 어울리는 선수라는 단점이 있지만 충분히 리그 상위권의 강타자였다.
오클랜드는 루커를 굳이 지켜야 할 이유가 없다. 서비스타임이 3년 이상 남아있지만 올시즌이 끝나면 30세가 되는 선수로 유망주가 아니다. 이른 시일 내에 대권에 도전할 상황이 아닌 만큼 루커를 지키는 것보다는 트레이드 해 유망주를 얻는 것이 이득이다. 오클랜드는 최근 몇 년 동안 맷 올슨, 맷 채프먼, 션 머피 등 팀을 대표하는 강타자들을 꾸준히 트레이드 해온 전력이 있다.
실제로 외야 한 자리에 대한 고민이 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이 루커에게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 타선을 크게 보강할 수 있는 강타자인 만큼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많은 팀들이 러브콜을 보낼 수도 있다. 오클랜드의 선택이 후반기 판도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오클랜드는 공들여 성장시킨 올슨, 머피, 채프먼 등을 트레이드해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세 선수를 트레이드 해 영입한 선수들 중 현재 오클랜드에서 의미있게 입지를 굳힌 선수는 셰이 랭글리어스 단 한 명 뿐이다. 트레이드 '선구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과연 오클랜드에 '넝쿨째 굴러온 복'이었던 루커가 7월 팀을 떠나게 될지, 그렇다면 오클랜드는 루커를 활용해 어느 팀에서 어떤 선수를 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브렌트 루커)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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