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의 마음PT] 윤석열과 한동훈을 통해서 본 인생 ‘카르마’ 법칙
# 일이 마음대로 잘 풀리지 않을 때나, 인간관계가 꼬일 때 나는 마음속에서 ‘업(業·karma)’이란 단어를 떠올려 본다.
‘전생에 저지른 행동에 따라 이생에 그에 걸맞은 결과가 주어진다’는 뜻의 불교 용어에서 비롯된 이 말은 ‘과거에 저지른 내 행동이 지금 내게 닥친 현실이 되고, 지금 내 행동이 미래의 내 현실이 된다’라는 인과응보(因果應報)의 법칙을 의미하고 있다.
이 단어가 내게 삶의 지혜로 절박하게 다가온 것은 50대 후반 심신이 매우 힘들 때였다.
하는 일은 안되고, 육체적·정신적으로 무너져가고, 주위에서 사람들이 떠나갈 때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마음 공부’에 매달렸을 때 ‘카르마 법칙’을 배웠고, 이것은 힘든 삶을 받아들이고 향후 살아 가는데 필요한 어떤 깨달음을 제시해 주었다.
우리는 힘든 상황이 닥치면 대개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기나 한탄하거나 남 탓으로 돌리기 쉽다.
그러나 실은 과거 알게 모르게 내가 행한 생각·말·행동에서 비롯됐다는 ‘카르마 법칙’을 수긍할 수 있다면, 오히려 지금 힘든 상황을 부정하거나 싸우는 데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반성과 교훈으로 받아들여 앞으로 현명하게 처신할 수 있는 지혜로 활용할 수 있다.
교회에 다니는 내가 불교의 이런 교리를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이유는 살아가면서 ‘좋은 업’(善業)을 많이 쌓고 ‘나쁜 업’(惡業)을 줄여야 한다는 것은 세상만사 공통된 진리에 가깝기 때문이다.
#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 힘 당대표 후보와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과거 문재인-윤석열 관계가 떠오르게 되며 자연스럽게 ‘카르마 법칙’으로 연결돼 생각된다.
2017년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정권 때 홀대받던 윤석열 부장검사를 발탁해 박근혜 정부 비리 수사를 맡겼고, 윤석열은 사건을 잘 처리한 공로로 결국 검찰총장으로 발탁 승진됐다. 여기까지 두 사람 관계는 해피 스토리다.
이후는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문대통령이 가장 아끼는 측근인 조국 민정수석의 자식 특혜 비리 사건을 놓고 윤총장이, 문대통령과의 의리나 인간관계보다 정의와 공평무사의 잣대로 처리함으로써 두 사람은 원수지간이 된 반면, 국민 여론은 윤총장의 손을 들어 결국 대통령 자리까지 오르게 했다.
윤석열과 한동훈 관계도 판박이다. 2022년 취임한 윤대통령은 과거 검찰 시절 신임이 두터웠던 한동훈 검사장을 법무장관으로 중용했고, 한동훈은 그에 걸맞게 일을 잘 처리해 국민적 인기까지 얻으며 사실상 여당 대표격인 비대위원장까지됐다. 여기까지 두 사람 관계는 해피스토리다.
그런데 이후는 지금 모두가 알고 있듯이 윤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사건을 놓고 한 후보가 윤대통령과의 의리나 인간관계보다 여론과 공평무사의 잣대에서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는 바람에 두 사람 사이는 틀어지고 말았고, 국민여론은 윤대통령보다 한후보 편을 드는 모양새다.
바로 이 대목에서 인생사 ‘카르마 법칙’이 생각난다. 지금이라도 어떡하면 나쁜 카르마(業)를 피하고 좋은 카르마를 만들 수 있을까.
윤대통령이 ‘정의’라는 명분으로 자신을 발탁해 준 사람과의 의리를 뿌리치고 권좌에 오른 이상 그 역시 자신에게도 그런 추상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 도리에 맞는 것이 아닐까.
한 후보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모시던 분에 대해 상식과 공평을 내세워 날을 세웠다면 그 역시 상식과 공평의 원칙에 따라 처신하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좋은 카르마 법칙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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