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네이버 샀니? 난 삼성전자"…고액 자산가일수록 돈 더 벌었다

홍재영 기자 2024. 7. 9.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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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2024 상반기 개미 주식리포트④
[편집자주] -1.14%. 2024년 상반기 국내 증시에 투자한 개인의 평균 수익률이다. 연초 대비 코스피지수는 소폭 올랐지만 개인 투자자 대부분은 매수한 종목이 약세를 이어가며 손실을 봤다. 다만 평균 수익률은 종목·자산·연령별 성과 차이가 있었다. 머니투데이가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성적표를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2024년 상반기 개인투자자 자산군별 수익률 비교/그래픽=김지영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체로 자산규모가 큰 개인투자자일수록 양호한 손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 규모 최대 구간에 속한 고액 자산가 투자자들의 손익률이 양호했는데, 다른 구간의 투자자들에 비해 삼성전자 매수 비중이 크게 높았던 점이 특징적이다. 고급 투자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고액자산가의 특성상 삼성전자의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예측하고 투자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8일 NH투자증권이 상반기 개인투자자 고객 289만1697명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투자자들의 자산규모가 클 수록 대체로 손익률이 양호했다. 수익률이 양(+)의 구간에 있는 자산군은 없었지만 대체로 자산규모가 크면 손실률이 작았다. 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자 손실률이 0.134%였고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은 0.996%,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은 1.542%, 2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은 1.6%로 손실률이 커졌다. 다만 500만원 이상 2000만원 미만 구간의 손실률은 1.124%로 다시 줄었다.

자산 10억원 이상 개인투자자들이 손익률이 특히 양호했던 것은 올 상반기 주식 종목 중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매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삼성전자를 116억70000만원 가량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 했다. 반면 자산규모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1억원 이상 5억원미만 △2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구간 투자자들은 NAVER(네이버)를 가장 많이 순매수 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의 순매수 상위종목 10개 중 삼성전자는 없었다.

지난해 폐장일(12월28일) 코스피 시장에서 7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친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6월28일) 8만1500원으로 장을 마감해 약 4% 상승했다. 상반기 최고가(종가 기준)는 4월4일의 8만5300원으로 지난해 종가 대비 약 9% 올랐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가파른 실적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가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자산규모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들이 삼성전자를 택한 것은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록 HBM(고대역폭 메모리), AI(인공지능)칩 수주 경쟁에서 경쟁사 대비 소외된 점이 있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회복 신호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일반 메모리의 업황 호전에 따른 가격 상승, 그리고 비메모리 손익 개선 덕분에 삼성전자 실적은 매분기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주가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특히 이러한 정보를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고액 자산가군과 나머지 투자자들의 투자 종목 차이를 만든 원인 중 하나다. 고액 자산가들은 정보 접근성이 좋고 증권사 VIP로서 각종 투자 세미나 기회를 제공받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고액 자산가일 수록 갖고 있거나 제공 받는 정보가 일반 투자자에 비해 질적으로 다르다"며 "투자 세미나 말고도 세무나 부동산 관련 상담을 제공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산규모 10억원 이상 투자자들은 올 상반기 삼성전자 외에 네이버,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삼성SDI, LG화학, JYP Ent., 중앙첨단소재, SK이노베이션, 하나마이크론,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등을 많이 순매수 했다. 반면 현대차, 엔켐, 삼성물산, KODEX 레버리지, SK하이닉스, 기아, SK스퀘어, 에코프로비엠, 두산에너빌리티, KODEX 200 순으로 많이 순매도 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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