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콘텐츠 없는 상륙작전기념관… 본래 장소서 새출발해야

경기일보 2024. 7. 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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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천상륙작전 75주년이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1984년 9월15일 문을 열었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그 위치부터가 적절치 않았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의 새출발을 본격 논의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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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 콘텐츠 부족과 관리 부실 등으로 시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기념관 공연장 출입이 붕괴 위험으로 막혀 있고 전시물은 훼손된 채 방치돼 있다. 경기일보DB

 

올해 인천상륙작전 75주년이다. 월미도 앞바다에서 상륙작전 재연 행사가 열릴 것이다. 내년에는 노르망디상륙작전에 버금가는 국제적 전승 행사로 격상한다. 그런데 정작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시민들로부터 외면받는다. 그날의 작전과는 아무 연고도 없는 청량산 자락에 위치한 기념관이다. 애써 찾아가 봐도 볼 만한 것이 없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서도 40년 전 아날로그식 관변(官邊) 박물관 그대로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1984년 9월15일 문을 열었다. 연수구 옥련동 525의11, 당시 송도유원지 인근의 산자락이다. 이곳 전시관에는 지루한 설명문만 즐비하다고 한다. 인천상륙작전의 구상 단계와 계획, 작전 실행 과정 등이다. 6•25전쟁이 발발한 당시의 국제적 배경, 참전 군대의 역할 등도 설명문에 의존한다. 1년 열두 달 바뀌지 않는 콘텐츠에 기획전이나 특별전도 없다.

전시품도 볼품없는 유물이 대부분이다. 육군 부사관 복장이나 미 제7사단의 인천상륙작전 10주년 기념 동판 등이다. 방문객들도 더 볼 것이 없어 10여분만에 발길을 돌린다. 이러니 해가 갈수록 전시 수준은 더 떨어진다. 디지털 시대 관람객들의 콘텐츠 수요를 따라갈 수 없어서다. 한번 다녀간 이들의 재방문도 기대 밖이다.

기념관 운영 관리는 인천시 보훈정책과 소관이다. 주무관 2명과 공무직(경비 안내) 6명이 맡아 있다. 전문학예사도 1명 없다. 전시 문화나 기술 변화에 대한 적응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니 시민들의 발길을 이끌 만한 테마 기획전 등도 없다. 기념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해설사를 요청하는 문의도 올라온다. 영어 해설에 대한 요청도 있다. 답변은 늘 같다. 인천시 관광마이스과로 문의하시라고 한다.

전시 유물 등을 구입할 예산도 없다. 한 해 5억원 안팎의 운영예산은 인건비와 시설 보수에 다 들어간다. 최근 수년간 단 1점의 전시품도 보태지 못했다. 기념관은 현재 121점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그러나 상륙작전과 직접 관계있는 유물은 20여점에 그친다. 서울의 용산전쟁기념관이나 부산의 유엔평화기념관 등과는 차이가 크다. 3D 체험 등까지 보태며 시민들 발길을 모으는 살아있는 기념관들이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그 위치부터가 적절치 않았다. 인천상륙작전은 세 곳 해안에서 벌어졌다. 인천 중구 북성·만석동(레드비치), 월미도(그린비치), 미추홀구 용현·학익동(블루비치) 등이다. 격전지에서 13㎞나 떨어진 곳에 지었으니 우선 장소성이 없는 기념관이다. 인천상륙작전은 인천의 큰 역사 자산이다. 가지고 있는 자원도 처박아 두는 식의 지금 기념관이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의 새출발을 본격 논의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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