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학교 안에 답 있다… 교육현장 목소리 오롯이 정책 반영”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 문화 만들기
도 고등학교 95% 동참 긍정적 변화
의학계열 진학 희망학생 지원 강화
사교육 없이 최저등급 달성 목표
가장 큰 성과 ‘강원형 농어촌 유학’
강특법 교육특례 3개 반영 아쉬움
돌봄·사교육 등 체감되는 이슈 주력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만반의 준비
교사 교육활동 보장·지원강화 온 힘
강원 특성살린 교육정책 실현 최선
신경호 교육감은 현장형이다. 바쁜 일정을 쪼개 일선 학교를 여러 차례 찾았다. 학생 선수들이 출전하는 곳이면 지역을 마다치 않고 달려가 가장 큰 목소리로 응원했다. 신 교육감이 학생성장진단평가, 학교 스포츠 계열화, 강원형 농어촌 유학 등 강원 교육의 체질 개선에 나선지도 2년이다. 강원형 농어촌 유학의 경우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는 등 거둔 성과가 적지 않다. 하지만 사교육비 절감, 의대 정원 증원, 유보통합, 디지털 기반의 교육혁신 등 남은 과제도 여전하다. 임기 반환점을 통과한 신경호 교육감을 만났다.
-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정신없이 달려왔다. 학교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인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2년이라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강원교육의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온 시간이 하나하나 모두 기억난다. 처음에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정책들이 현장에 안착하고 있어 뿌듯하다. 이 모든 것은 밤낮없이 일하며 헌신한 우리 교육청 가족들과 어려움 속에서도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들 덕분이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또한 취임 2주년을 맞이해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지난 2년에 대해 스스로 점수를 준다면.
“점수를 매기는 것은 항상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굳이 점수를 주자면 95점을 주고 싶다.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 문화 만들기’ 프로그램에 도내 고등학교의 95%가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어, 학교와 선생님들이 학생 중심의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학교와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강원교육의 밝은 미래가 엿보인다.”
- 학력 신장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이제는 성과를 보여야 할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학력이라는 게 1~2년 열심히 공부한다고 쑥 올라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서서히 의자에 앉는 습관을 길러가고 있다고 본다. 학력은 점진적으로 좋아지겠지만 단기간에 눈에 띄게 좋아지지는 않는다. 수능과 대입 이야기를 하기 전 기초학력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수없다. 2023년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를 통해 얻은 결과들은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중3 수학에서 미도달 학생 비율이 30.9%에서 20.06%로 크게 줄어든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초학력의 향상은 곧 수능과 대입 성적으로 이어질 것임을 확신한다. 교육청은 학생들의 성적 향상을 위해 교사들과 협력하여 다양한 학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과 학생들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 의대 증원으로 강원이 의대 유학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강원 지역 대학들이 예전보다 지역인재를 많이 뽑는다. 특히 강원대가 많이 늘었다. 의학 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아이들이 사교육 없이 최저 등급 맞출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의과대학 지역인재 전형 선발인원 확대는 우리 강원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하기 위해 강원대와 협약을 체결, 지역인재 전형 비율 60% 이상을 확보했다. 또한 ‘의과대학 맞춤형 진학 지원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도내 학생들, 특히 군지역 학생들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영어·수학·과학 이 세 가지 과목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의대에 처음 들어가서 1학년을 문제없이 배울 수 있는 수준으로 올려주는 게 목적이다. 올해는 기존보다 우리 아이들이 도내 의대에 많이 갈 것이다. 그 아이들이 졸업하고 지역에 정착하는 경우도 예전보다 많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이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출범 후 가장 큰 성과는.
“‘강원형 농어촌 유학’ 프로그램을 가장 큰 성과로 꼽고 싶다. 134명의 유학생 중 116명이 가족과 함께 이주해 약 350명의 인구 유입 효과를 가져왔다. 이는 교육을 통한 지역 활성화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아쉬운 점은 강원특별법에 교육특례가 3개밖에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현재 11건의 교육 분야 입법과제를 준비 중이며, 연내 국회 통과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교육 특례를 통해 강원교육만의 특색을 살려 나가고자 한다. 특히 ‘교육자치 조직권’은 양양교육지원청 설립을 위해 꼭 필요하다. 이번에는 꼭 통과되길 바란다.”
- 취임 후 수시로 학교를 찾고 있다.
“강원도에 고등학교가 116개 있는데 작년에 한 100곳을 방문한 것 같다. 강원도,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올해는 초등학교를 중점적으로 다니고 있다. 도내 초등학교가 347곳인데 최근에 방문한 강릉초가 딱 100번째였다. 현장 방문을 통해 강원교육의 현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도시와 농산어촌 간의 교육 격차, 소규모 학교들의 어려움 등을 직접 목격하며 해결 방안을 고민하게 됐다. 학교에서 수렴한 고민은 다음 날 담당부서에 전달하고 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학교를 방문하고 있다. 각 학교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과 열정적인 교직원들의 모습에서 강원교육의 잠재력을 발견할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더욱 반영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겠다.”
- 역점 사업인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가 3년째를 맞았다.
“평가는 교육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가 가르치고 나서 아이들이 얼마나 소화했는지 확인하는 게 평가다. 진단 하고 이를 토대로 지원이 필요하다. 진단평가를 처음 도입할 때는 현장에서 많은 의구심을 가졌다. 하지만 작년에 진단하고, 2학기에 계속 영어 수학 교재도 보급하고, 여러 가지 맞춤형 수업도 지원하고 12월에 다시 한번 미도달 학생만을 대상으로 학생들이 학업 성취 기준에 도달했는지 다시 시험을 봤다. 이런 것들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현장 반응이 좋으니 올해 참가 학교가 더 늘었다고 생각한다. 학교 간 비교나 학생 간 비교가 목적이 아니다. 진짜로 그 아이에게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진단하려는 것이다.”
- 법정 공방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도민 여러분과 교육 가족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재판 과정에 성실하게 임하는 한편, 더 나은 강원교육을 위해 지난 2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것처럼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의 직책을 흔들림 없이 수행하며 맡은 소임을 다 하겠다. 검찰과 법원에서 정확하게 사실 진단을 해서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 기다리고 있다. 재판 때문에 우리 강원 교육이 긍정적으로 변화해 나가는 것에 흔들림이 없게 하겠다. 소신껏 정책을 밀고 나갈 것이다.”
- 남은 2년은 어떤 부분에 주력할 것인지.
“기존 정책들의 안정화와 성과 창출에 주력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도전도 계속해 나가겠다. 특히 돌봄과 사교육비 문제 등 도민들의 일상과 직결된 이슈들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 2025년부터 시작되는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유보통합’,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 또한 교사들의 교육활동 보장과 지원 강화에도 힘쓰겠다. 궁극적으로는 강원특별자치도의 특성을 살린 교육 정책을 통해 ‘교육이 피어나야 강원이 피어난다’는 비전을 실현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
정리/정민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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