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봉에 수 십 년 간 겹겹이 얼어붙은 '이것'···"캠프 한 곳에만 40~50톤 남아"

박경훈 기자 2024. 7. 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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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8848.86m 높이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지난 수십 년 동안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을 AP통신이 조명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에베레스트에서 네팔 정부 지원 아래 쓰레기 수거 작업을 이끄는 셰르파(등반 안내인) 앙 바부는 "등반가들이 정상 공략 직전 머무는 마지막 캠프 '사우스 콜'(캠프 4)에만 쓰레기 약 40∼50톤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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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에베레스트산 쓰레기 문제 보도
6월 24일 네팔 카트만두의 쓰레기 재활용 시설에서 근로자들이 에베레스트산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서울경제]

해발 8848.86m 높이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지난 수십 년 동안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을 AP통신이 조명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에베레스트에서 네팔 정부 지원 아래 쓰레기 수거 작업을 이끄는 셰르파(등반 안내인) 앙 바부는 “등반가들이 정상 공략 직전 머무는 마지막 캠프 '사우스 콜'(캠프 4)에만 쓰레기 약 40∼50톤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쓰레기들은 대부분 낡은 텐트, 식품 포장, 산소통, 로프 등"이라며 이 물품들이 사우스 콜이 자리 잡은 해발 8000m 지점에 겹겹이 얼어붙어 있다고 덧붙였다.

앙 바부는 올해 등반 시즌 여러 주 동안 군인들과 함께 작업을 벌여 쓰레기 11톤을 수거했고 시신 4구와 유골 1구를 수습했다고 한다. 그가 이끄는 팀은 고지대, 군인들은 베이스캠프와 저지대 지역을 각각 맡았다. 쓰레기 11톤 중 분해되는 3톤은 에베레스트 인근 마을로 옮겨졌고 나머지 8톤은 짐꾼과 야크가 일일이 낮은 지대로 실어 나른 뒤 트럭으로 수도 카트만두 재활용 시설에 맡겨졌다.

이런 쓰레기 수거 작업의 가장 큰 장애물은 혹한이다. 사우스 콜 인근 산소 농도는 평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데다 강풍이 순식간에 눈보라로 변하거나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날씨 변화가 심하기 때문이다. 앙 바부는 “해발 고도가 그 정도로 높고 산소 농도마저 매우 낮은 곳에서 좋은 날씨를 바라며 오랜 시간 기다리는 것은 힘들다”고 설명했다.

쓰레기는 얼음 안에 얼어붙어 있기에 이를 깨며 꺼내는 고된 작업이 이뤄진다. 사우스 폴 캠프 인근 깊은 곳에 얼어있는 시신 한 구를 수습하는 데에 이틀이 걸리기도 했다. 더 높은 해발 8400m에서 발견된 또 다른 시신 한 구의 경우 헬기 접근이 가능한 캠프 2까지 옮기는 데에 18시간이 걸렸다.

에베레스트는 1953년 뉴질랜드 산악인인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 셰르파가 처음 정상에 올랐다. 이후 네팔 쪽 루트에서는 많은 등반가와 셰르파가 에베레스트를 오르면서 해마다 막대한 양의 쓰레기를 남겨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네팔 정부는 2014년 모든 등반가에게 하산할 때 최소 8㎏의 쓰레기를 가져오도록 의무화해 이후 쓰레기 투기는 상당히 줄었지만 그 이전 버려진 쓰레기는 여전히 대부분 처리되지 않은 상태다.

박경훈 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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