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극우 1당 예측' 여론조사 왜 빗나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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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를 앞두고 여러 여론조사가 좌파 연합의 1위를 예측하지 못한 것은 극우를 저지하려는 이른바 '공화국 전선'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은 지난 2일 결선 후보자 등록 마감을 앞두고 극우 국민연합(RN) 후보의 당선만은 막겠다며 대거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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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저지하려는 '공화국 전선' 예상밖 위력 발휘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를 앞두고 여러 여론조사가 좌파 연합의 1위를 예측하지 못한 것은 극우를 저지하려는 이른바 '공화국 전선'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은 지난 2일 결선 후보자 등록 마감을 앞두고 극우 국민연합(RN) 후보의 당선만은 막겠다며 대거 사퇴했다.
RN-NFP-범여권의 3자 대결이 펼쳐진 지역구에서 RN에 맞서 NFP와 범여권 중 후순위 후보가 사퇴함으로써 사실상 '반극우'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
일간 르몽드 집계에 따르면 결선 투표를 앞두고 사퇴한 후보는 총 224명으로, NFP에서 134명, 범여권에서 82명이 후보 등록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3자 대결 지역구는 애초 306곳에서 89곳으로 대폭 줄었고 양자 대결은 190곳에서 400곳 넘게 늘었다.
이같은 단일화 뒤에도 여론조사 수치로는 RN이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 사퇴 행렬이 이어진 직후 조사해 IFOP가 4일 공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RN과 그 연대 세력은 210∼240석, NFP는 170∼200석, 범여권은 95∼125석으로 예측됐다.
IFOP가 5일 공개한 새 여론조사에서도 RN 측은 의석수가 170∼210석으로 줄긴 했으나 1위를 유지했다. NFP는 155∼185석, 범여권은 120∼150석으로 추정됐다.
하루 새 RN과 NFP의 의석수는 빠지고 범여권의 의석수는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실제 투표 결과 NFP는 182석으로 깜짝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범여권이 168석을 거두며 예상외의 선전을 했다.
유럽 의회 선거 이후 내내 지지율 1위를 달리며 역사상 첫 의회 1당을 눈앞에 뒀던 RN은 예측치에 크게 못 미치는 143석에 그치며 3위로 내려앉았다.
범여권은 여론조사상 예상 의석수 범위의 상단보다도 많았던 반면 RN는 하단을 크게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기관이 NFP와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의 효과를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캉 대학의 공법 교수이자 정치학자인 크리스토프 부탱은 일간 르피가로에 "여론조사 기관들이 범여권 지지자들이 NFP 투표로 돌아설 수 있다는 걸 과소평가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NPF 내 극좌 성향 인물인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에 대한 범여권 지지층의 거부감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탓이라고 부탱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유럽의회 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LFI의 반유대주의적 이미지와 멜랑숑의 존재는 유권자를 분열시켰다"면서도 "그러나 프랑스인의 상당수는 RN보다 NFP 또는 범여권 진영을 선호했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좌파 진영을 찍은 유권자의 4분의 3이 2차 투표에서 RN과 맞붙은 범여권 후보에게 투표했다. 마찬가지로 범여권 지지자의 절반도 RN과 NFP 후보 대결에서 NFP 후보를 찍었다. 지난 3∼4일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포착된 이 비율은 약 40%에 그쳤다.
입소스 연구 책임자인 마티외 갈라르는 일간 르파리지앵에 "마크롱 주의자 사이에서 '공화국 전선'의 위력은 가브리엘 아탈 총리가 RN 저지를 위해선 LFI 후보를 찍을 수도 있다고 언급한 주 후반에 발휘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정치학자 올리비에 루캉도 "대체로 온건 성향인 범여권 지지자들이 마지막 순간에 RN에 반대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거 막바지에 RN의 집권을 우려한 중도층이 움직였을 거라는 얘기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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