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한동훈 문자 공개 "尹 역정에 마음 상했을 것... 다 제 잘못"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4·10 총선을 앞둔 1월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당대표 후보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가 전문 공개됐다. 전당대회를 20일도 남겨 두지 않은 상황에서 불거진 '문자 논란'이 수습되기는커녕 더욱 가열되는 양상이다.
8일 TV조선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여사는 1월 15일부터 25일 사이 한 후보에게 다섯 차례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따르면 김 여사는 1월 19일 한 후보에게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 번 만 번 사과를 하고 싶다"며 "단,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면 그 뜻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앞서 1월 15일에도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린다"며 "괜히 작은 것으로 오해가 되어 큰일 하시는 데 있어 조금이라도 불편할 만한 사안으로 이어질까 너무 조바심이 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여사는 1월 25일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맘 상하셨을 거라 생각한다"며 "다 제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당시 김 여사의 문자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
한 후보 측은 해당 메시지의 진위 여부에 대해 "사실과 크게 다른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아래는 TV조선이 공개한 텔레그램 메시지 전문.
김건희 여사 텔레그램 메시지 전문
△1월 15일
요새 너무도 고생 많으십니다.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부탁드립니다.ㅠㅠㅠ 다 제가 부족하고 끝없이 모자라 그런 것이니 한 번만 양해해 주세요. 괜히 작은 것으로 오해가 되어 큰일 하시는 데 있어 조금이라도 불편할 만한 사안으로 이어질까 너무 조바심이 납니다. 제가 백배 사과드리겠습니다. 한 번만 브이랑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건 어떠실지요. 내심 전화를 기다리시는 것 같은데 꼭 좀 양해부탁드려요.
△1월 15일
제가 죄송합니다. 모든 게 제 탓입니다. 제가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도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라 이런 사달이 나는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1월 19일
제 불찰로 자꾸만 일이 커져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 번 만 번 사과를 하고 싶습니다. 단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뿐입니다.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습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충분히 죄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대선 정국에서 허위기재 논란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했을 때 오히려 지지율이 10프로 빠졌고 지금껏 제가 서울대 석사가 아닌 단순 최고위 과정을 나온 거로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사과가 반드시 사과로 이어질 수 없는 것들이 정치권에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모든 걸 위원장님 의견을 따르겠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1월 23일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습니다.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였는데 아주 조금 결이 안 맞는다 하여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의심을 드린 것조차 부끄럽습니다. 제가 모든 걸 걸고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김경율 회계사님의 극단적인 워딩에 너무도 가슴이 아팠지만 위원장님의 다양한 의견이란 말씀에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너무도 잘못을 한 사건입니다. 저로 인해 여태껏 고통의 길을 걸어오신 분들의 노고를 해치지 않기만 바랄 뿐입니다. 위원장님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제가 단호히 결심하겠습니다.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 가지로 사과드립니다.
△1월 25일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맘 상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큰맘 먹고 비대위까지 맡아주셨는데 서운한 말씀 들으시니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다 저의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조만간 두 분이서 식사라도 하시면서 오해를 푸셨으면 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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