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총질 안 돼” 지적에도…여당 대표 후보 신경전 ‘치열’

국민의힘 나경원·원희룡·한동훈 당 대표 후보들이 8일 첫 합동연설회에서 ‘구태정치’, ‘정치 망령’ 등 표현을 통해 신경전을 펼쳤다.

국민의힘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7·23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이날 원 후보는 “아직 팀의 정체성을 익히지 못하고 팀의 화합을 이끌지 못하는 사람에게 당 대표를 맡겨서 실험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며 한 후보를 견제했다.

그는 “우리 당과 대통령 모두 위기다. 대통령 지지율 26%, 국민의힘 지지율 33%, 이대로는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대통령도 바뀌고 당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고의 팀워크로 당정이 단합하고, 국민의 신뢰를 다시 찾아야 한다”면서 “최악은 우리 내부에서 싸우는 거다. 우리끼리 싸우는 순간 국민들에 버림 받는다”고 덧붙였다.

원 후보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냥 그럴듯한 말재주가 아닌 행동”이라며 “대선을 이겨본 사람, 대통령과 치열하게 토론해서 설득해본 사람, 당원들과 수십년 호흡해온 사람이 필요하다”고 어필했다.

그러면서 “저는 윤석열 정부의 부족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잘못을 함께 고쳐나갈 방법을 알고 있다”며 “잘못된 것은 밤을 새워서라도 대통령과 토론하고, 또 설득하겠다. 필요하다면 레드팀을 만들어서 조직적으로 대통령께 민심의 전달을 확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는 “축제의 장이어야 할 전당대회에서 당 위기 극복과 전혀 무관한 인신공격과 비방으로 내부총질을 하고 있다”며 “그렇게 당을 망가뜨리면서 이기면 뭐가 남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구태 정치에 물들지 않고, 피하지 않고 전쟁하듯이 변화하겠다”며 “저는 그러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여러분과 함께 만든 우리 윤석열 정부를 제가 끝까지 성공시키겠다”며 “우리 국민의힘의 열망인 보수정권 재창출 반드시 해내겠다”고도 했다.

나 후보는 “윤석열 정부 성공시켜야 한다면서 맨날 사사건건 충돌하는 당 대표, 눈치 보고 끌려가는 당 대표로는 안 된다. 집안 꼴이 되겠나”라며 원 후보와 한 후보를 동시에 지적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도 줄 세우고 줄 서는 정치 망령이 떠돈다”며 “망하는 전당대회인가, 흥하는 전당대회인가. 갈라치는 전당대회인가, 하나되는 전당대회인가. 저 나경원 여러분과 함께 국민의힘을 하나로 하겠다”고 호소했다.

윤 후보는 “지난 총선의 궤멸적 참패 이후에도 우리는 변화의 몸부림 없이 공동묘지의 평화 속에 사실상 죽어있다”며 “지금이 우리 당이 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당을 폭망하게 만드는 것은 썩은 기득권의 줄 세우기와 계파정치”라며 “우리 당의 썩은 기득권을 폭파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수정 기자 ksj@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