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직원들 ‘부당 대출’ 공모 수사 확대…대가로 땅 챙겼나?
[KBS 전주] [앵커]
한 지역농협 직원들이 전문 투기꾼들과 짜고 이른바 '셀프 대출'을 실행한 의혹, 경찰이 조사 중인데요.
이 대가로 농협 직원들이 일부 땅 소유권까지 챙긴 것으로 보고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주시 외곽의 1만 2천 제곱미터짜리 땅.
감정평가액이 1백억 원에 달합니다.
대출을 끼고 이 땅을 사들인 농업법인 뒤에 농협 직원들이 숨어 있다는 의혹을 경찰이 수사 중입니다.
전문 투기꾼들과 짜고 거액의 부당 대출을 실행했다는 의심입니다.
[지역농협 관계자/음성변조/지난 4월 : "(부실 대출 건은 맞아요?) 그렇지 않습니다. (배임 내용이 아니에요?) …."]
투기꾼들은 계약금만 주고, 나머지 금액은 땅 주인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해 먼저 소유권을 넘겨받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조각 땅들을 자기들끼리 사고팔고, 또 합치면서 담보 가치를 부풀렸는데, 이때 농협 직원들이 나서 부풀린 금액에 맞춰 대출을 내준 것으로 전해집니다.
실제 102억 원을 주고 산 땅에 대출은 105억 원이 실행됐고, 이 돈으로 투기 세력이 잔금을 치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결과적으로 돈 한 푼 안 들이고 땅을 취득한 셈입니다.
경찰은 이 같은 땅 투기 과정과 부당 대출 전반을 투기 세력이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부당 대출 작업의 대가로 농협 직원들은 땅 일부를 싼값에 챙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문제가 된 땅의 등기부등본을 살펴 보니 중간에 땅 일부를 넘겨받은 농업법인이 등장하는데, 이 법인 주인들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농협 직원들의 가족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전문 투기꾼으로 지목된 50대 남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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