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철학 입힐 시간이 부족하다"…스스로 5개월 낭비한 축구협회가 할 소리인가
[스포티비뉴스=축구회관, 조용운 기자] '왜 홍명보여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축구협회가 내놓은 답변은 외국인 감독을 배제한 이유로 변질됐다.
축구협회는 다가오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도전할 새로운 국가대표팀의 수장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선임했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되고 5개월 동안 97명의 후보자를 두고 선임 작업을 한 결과 국내파로 결정했다.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에게 월드컵 성적 책임도 물지 않기로 했다. 감독 선임 과정을 책임진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계약기간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단기간 결과를 평가하기보다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관성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2월부터 최근까지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10차 회의를 통해 추린 3명의 최종 후보를 놓고 결단을 내렸다. 홍명보 감독과 만나기 전 유럽 출장에 나서 거스 포옛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 시티 감독을 대면했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3명의 후보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협회가 마련한 게임 모델과 A대표팀-연령별 대표팀 연계를 고려했을 때 홍명보 감독님의 전술이 더 적합하다고 봤다"며 "홍명보 감독의 전술은 라볼피아나를 통해 스리백을 만들어 상대 측면 뒷공간을 효율적으로 공략한다. 선수들의 장점을 살려 어택킹서드에서 기회 창출도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데이터로 울산은 K리그에서 빌드업 1위, 압박 강도 1위를 기록했다. 활동량은 10위였지만 이는 반대로 효과적으로 뛰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최근 한국 축구가 나아갈 '빠르고 용맹하게 주도하는' 방향성을 정의한 인물이다. 외국인 후보들은 이에 적합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대표팀은 파울루 벤투 체제부터 빌드업으로 기회를 창출하는 축구를 지향한다. 수비에서 롱볼을 사용해서 경쟁을 유도하는 축구가 아니다. 이게 잘못됐다기보다 우리 선수들에게 맞을까 고민했다"며 "또 다른 분은 하이 프레싱 철학이 강했다. 우리가 빌드업을 미래로 보고 있는데 프레싱 철학을 가진 감독이 맞는지 고민하게 됐다"라고 전술 차이를 강조했다.
외국인 감독에 낙제점을 준 이유는 더 있었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월드컵 3차 예선이 시작되는 시점에 외국인 감독은 한국 선수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 외국인 감독이 철학을 입히기 위해서는 시간적으로 부족하다고 봤다"라고 주장했다.
2월부터 지금까지 협상력 부족으로 사령탑을 선임하지 못한 축구협회의 변명이다보니 5개월의 낭비된 시간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더불어 "전임 감독을 통해 국내 거주 이슈도 컸다. 국내 선수 발굴 체크에 있어 국내 감독 선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전 감독의 재택 근무 리스크를 무시 못했다"라고 했다.
물론 홍명보 감독이 최종 외국인 지도자 후보와 비교해 우월한 대목은 있다. 그동안 보여온 결과물에 있어 포옛과 바그너 감독에 비해 확실하다. 10년 전 최고점을 찍은 뒤 아픈 실패를 맛봤지만 교훈으로 삼아 현재까지 국내 감독 중 가장 트렌드하고 전술적인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이임생 기술이사도 "홍명보 감독은 전력강화위가 최종 선정한 후보들 중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외국인 감독과 비교해서도 성과를 더 입증했다"며 "2번의 K리그 우승, ACL 4강 진출, 클럽월드컵 진출, 2년 연속 올해의 감독상, U-20 월드컵 8강, 올림픽 동메달 등 성공을 공유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감독 선임 과정에 있어 "결정은 스스로 투명하게 했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다. 내 낮은 지식과 경험을 비난해도 좋다 "라고 울컥했다.
그러나 5개월 장고의 결과가 K리그 현역 감독 빼가기로 마무리되면서 외국인 지도자를 배제하려는 의도로 읽히고 있다. 축구협회를 향한 성토가 커지면서 홍명보호 2기는 1기처럼 지지를 받지 못하고 출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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