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디 한 잔, 각설탕 17개 먹은 셈”
‘덜 달게’ 주문 땐 평균 15% ↓
카페에서 파는 음료 ‘스무디’ 한 컵에 평균적으로 각설탕 17개분의 당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4~6월 영양성분을 확인하기 어려운 중소형 커피·음료 전문점의 스무디 93종을 분석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스무디 한 컵의 당 함량은 평균 52.2g으로, 1개 3g인 각설탕 약 17개 분량에 달했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으로 볼 때 한 컵만 마셔도 하루 당류 섭취 기준치의 절반 이상을 먹게 되는 셈이다. 당 함량이 94.6g에 이르는 스무디도 있었다.
연구원은 음료 주문 시 당도 조절을 요청하면 당 함량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도 분석했다.
당도 수준은 기존 당도와 ‘덜 달게’ ‘반으로 달게’ 등 세 단계로 구분해 조사했다. 제조자로 인한 차이를 고려해 동일 음료를 3일 동안 반복 주문해 분석했다.
조사 결과 ‘덜 달게’의 경우 당 함량이 평균 15%, ‘반으로 달게’는 평균 40% 감소했다. 이를 각설탕으로 환산하면 ‘덜 달게’는 각설탕 약 3개, ‘반으로 달게’는 각설탕 약 7개가 줄어드는 셈이었다.
음료수 등 가공식품을 통한 청소년의 당류 섭취가 늘고 있는 만큼 당류를 줄인 식품 선택권이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식습관이 바뀌면서 12~18세 청소년의 평균 당류 섭취량(2022년 기준)은 하루 총열량의 10.3%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10% 미만) 수준보다 높게 나타났다. 20~30대 젊은 당뇨 환자는 최근 5년 새 33%나 증가했다.
박주성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스무디와 같은 고당 음료를 통한 당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덜 단 맛’을 선택할 수 있는 소비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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