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연락이 안돼요"…옥천서 11시간 만에 심정지 발견

김소연 2024. 7. 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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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밤사이에 물벼락
사흘간 장맛비가 쏟아진 대전 서구 가수원동의 한 하상도로에서 8일 오전 차량 침수 피해가 신고돼 소방당국이 운전자를 구조하고 있다. /사진=대전소방본부

중부지방에 강한 비가 쏟아지면서 침수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수도권에도 집중호우가 예상돼 주의가 요구된다.

8일 중부지방과 충청·경북에 쏟아진 집중호우에 도로가 침수되고, 산사태 위험도 커져 주민들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거나, 긴급대피하기도 했다. 충북 옥천에서는 축대가 무너져 1명이 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8분쯤 충북 옥천군 옥천읍 한 산비탈 면에서 실종 신고됐던 A씨(57)의 신체 일부분을 119구조대가 발견했다. 이날 오전 8시43분쯤 "집 뒤편 배수로를 확인하러 나간 남편과 연락이 안 된다"는 아내의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은 11시간의 수색 끝에 그를 발견했다.

당시 약 7m 높이의 절개지 축대가 빗물에 붕괴하면서 10t가량의 토사가 A씨를 덮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보은군, 영동군 등 산사태 위험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57명도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경북 지역에는 이번 집중 호우로 129가구 197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대피 인원은 늘어나고 있다.

이날 오전 3시 10분께는 집중호우로 안동시 임동면 대곡리, 위리 일대 하천이 범람하며 인근 마을 주민 19명이 고립돼 이 중 8명이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대피 명령이 떨어지기도 전에 주택가 논밭이 잠긴 마을에서 주민들은 서로의 휴대전화로 생사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고립된 주민을 등에 업고 물이 찬 마을을 빠져나오는가 하면, 탈진한 주민들을 리어카에 태워 날랐다.

임동면 외에도 안동에서는 남후면 2명·와룡면 2명·용상동 1명이, 영양군 입암면에서도 1명이 각각 구조됐다. 또한 인근의 영양군 임압면 일대 주민 수십명도 인근 야산에서 흘러 내려온 토사에 주택 다수가 파묻혀 몸을 피해야 했다.

광주지역에 폭우가 내린 8일 오후 광주천 징검다리가 세차게 흐르는 물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남에서도 산사태와 주택 붕괴 위험이 커져 주민 136명이 긴급대피했다. 산사태 경보가 발령된 충남 논산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연산면, 양촌면 등 산사태 취약지역 125곳의 주민 231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려 127명이 인근 마을 회관으로 이동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104명은 귀가했지만, 23명은 대피소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천안시 목천읍에서는 옹벽 붕괴 사고로 주민 3명, 보령시에서는 주택이 무너진 이재민 2명을 포함한 6명이 긴급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에서는 이날 오전 5시 50분께 중구 중촌동의 한 하상도로가 침수돼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트럭 운전자(70대)의 신고가 접수됐고, 이날 오전 9시26분께 서구 가수원동의 한 하상도로에서는 '물에 잠긴 차 시동이 꺼졌다. 사람이 타고 있는데 내리지 못한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9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북 상주 240.3mm, 안동 233.7mm, 영양 221.0mm, 충북 옥천(청산) 227.5mm, 대전(오월드) 200.0mm, 논산 197.5mm 등을 기록했다. 특히 경북 지역엔 시간당 50mm의 물벼락이 쏟아져, 올해 들어 처음으로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강수량이 1시간에 50mm, 3시간에 90mm가 동시에 관측되거나, 1시간에 72mm가 내리면 기상청에서 발송한다.

현재 경북 상주, 문경, 예천, 영주에 호우 예비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기상청은 오늘 밤까지 많은 비가 쏟아진 충남, 충북, 경북 지역에 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밤사이에도 장마 구름이 강하게 발달하면서 수도권에서도 물벼락이 쏟아질 전망이다. 수도권에선 시간당 30~50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다음 주까지도 정체전선이 내륙을 오르내리면서 계속해서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산사태 등 비 피해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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