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무원이 떠나지 않게…우리 임투에 응원이 필요한 이유
요즘 공무원 인기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7년 전 제가 입직할 때만 해도 공무원이 되면 모두가 부러워하고 축하해줬는데 요즘은 왜 굳이 공무원을 하느냐는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공무원시험 경쟁률이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입사한 지 몇년 안 된 청년공무원들이 공직을 떠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악성민원, 조직문화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임금입니다.
올해 9급 1호봉은 매달 기본급 187만7000원에 직급 보조비 17만5000원, 정액 급식비 14만원, 정근수당 가산금 3만원을 더해 세전 222만2000원입니다. 최저임금보다 16만원 많은데 여기서 세금을 제하면 실수령액이 이보다 더 줄어듭니다. 초과근무의 시간당 수당 단가는 9414원으로, 올해 최저시급보다도 낮습니다. 제가 2017년 첫 월급을 받았을 때 실수령액이 170만원 정도였습니다. 공무원 임금인상률이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해 최근 3년간 누적된 실질소득 감소분이 6%에 달합니다. 고물가 시대에 하위직 공무원이 받는 임금은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입니다. 매년 물가인상률만큼이라도 임금을 올려달라 요구했지만 정부는 최저임금과의 형평성,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무시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청년들이 공직을 외면하고 버티던 공무원들도 점점 의욕을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
공무원 임금인상 관련 기사와 게시물에는 부정적 의견이 많이 달리기도 합니다. “공무원 봉급 주는 국민들은 세금 내기 힘들어서 못 살겠다.” “헌법에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이며 시민의 행복을 최우선시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국가가 세금이 없다는데 어쩌라는 것이냐” 등입니다. 그런데 정부 총지출 대비 공무원 인건비 비중을 보면 OECD 평균이 10.7%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6.8%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라에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공무원 인건비 비중을 점점 줄이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제 공무원들이 임금 인상에 적극 목소리를 내려 합니다. 3년치 실질소득 감소분과 내년도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감안하여 계산한 금액인 기본급 31만3000원 정액 인상, 한 끼 식비 1만원을 위한 정액급식비 8만원 인상, 직급보조비 3만5000원 인상, 저연차 정근수당 인상 등의 요구는 고위직과 하위직의 격차를 줄이고, 하위직뿐만 아니라 전체 공무원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입니다.
또한 공무원의 임금 인상은 모든 임금의 기준이 될 수 있기에 최저임금을 포함한 다른 공공부문 노동자의 임금, 넓게는 모든 노동자의 임금에 영향을 끼칩니다. 공무원들의 이기적인 요구가 아니라 모든 노동자를 위한 투쟁이라 생각해 주시기를 바라며 충분히 이해하신다면 많은 응원과 지지까지 부탁드립니다.
공무원도 일하는 노동자입니다.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성실하게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더 이상 능력 있는 공무원들이 떠나가지 않도록 정부는 우리의 간절한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김영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청년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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