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번호판 창피해서 못 타겠다?”…상반기 수입 법인차 등록 ‘역대 최저’

고가 법인승용차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 [사진 =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법인차 등록 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취득가액 8000만원 이상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한 제도의 영향으로 보인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월 국내에 등록된 전체 수입차는 12만5652대로, 이 가운데 법인명의 등록 차량은 33.6%인 4만2200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전체 수입차 중 법인 명의 등록 차량 5만229대(38.4%)에 비해 8029대 줄어든 수치다.

지난 10년 동안 연간 수입차 중 법인 명의 차량 등록 비율을 비교해도 올해가 가장 적다. 2013년과 2014년에는 법인 명의 차량 비율이 40% 수준이었다. 2017년 35.2%까지 내려갔다가 작년 39.7%로 다시 상승했다.

수입차의 법인차 등록 감소는 올해 1월부터 취득가액 8000만원 이상 법인 승용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한 제도 등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 효과도 수입차의 법인차 등록 감소에 한몫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수입차 관련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시장에서 BMW, 벤츠에 이어 개인·법인 구매 합산 수입차 3위를 달리고 있는 테슬라의 판매량을 올해부터 집계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다른 수입차 브랜드에 비해 특히 개인 구매 비율이 높다. 올해 1∼5월 법인 명의로 가장 많이 등록된 수입차 브랜드는 1만1837대를 기록한 BMW이었다. 이어 메르세데스 벤츠(1만383대), 포르쉐(1592대), 테슬라(1503대), 렉서스(1320대) 순이었다.

이런 테슬라의 판매 실적이 통계에 잡히면서 올해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법인 명의 차량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년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수입 법인차 증가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13년 6만2564대였던 연간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는 매년 꾸준히 늘어 지난해 10만7677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와 비슷한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는 10만 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경기 전반의 침체까지 맞물려 올해 수입 법인차 증가세엔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수입차 업계의 전반적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