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 공항 ‘베를루스코니 국제공항’으로 개명

조은임 기자 2024. 7. 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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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부의 관문인 밀라노 말펜사 국제공항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국제공항'으로 이름이 변경된다.

8일(현지시각)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세 차례 총리를 지낸 베를루스코니가 별세한 직후인 지난해 6월 밀라노를 주도로 둔 롬바르디아주가 개명을 공식 제안했고 최근 이탈리아 항공청(ENAC)이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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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선 업적·자격 여부 두고 논란도

이탈리아 북부의 관문인 밀라노 말펜사 국제공항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국제공항’으로 이름이 변경된다.

8일(현지시각)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세 차례 총리를 지낸 베를루스코니가 별세한 직후인 지난해 6월 밀라노를 주도로 둔 롬바르디아주가 개명을 공식 제안했고 최근 이탈리아 항공청(ENAC)이 승인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연합뉴스

말펜사 국제공항은 베를루스코니의 고향인 밀라노에서 북서쪽으로 약 49㎞ 거리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은 이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 6일 엑스(X·옛 트위터)에 “위대한 사업가이자 위대한 밀라노 시민이자 위대한 이탈리아인인 내 친구 실비오를 기리기 위해”라는 글과 함께 베를루스코니와 말펜사 국제공항의 사진을 올렸다. 그는 “최종 결정은 교통부 장관에게 달려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지에서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과연 공항에 이름을 따서 붙일 정도의 업적과 자격을 갖췄는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로마), 카라바조(베르가모), 마르코 폴로(베네치아), 아메리고 베스푸치(피렌체), 갈릴레오 갈릴레이(피사) 등 공항에 이름이 붙여진 역사적인 인물과 비교할 때 함량 미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칠리아섬 팔레르모 공항은 마피아와 맞서 싸우다 목숨을 잃은 조반니 팔코네 검사와 파올로 보르셀리노 검사의 이름을 붙여 이들을 기리는 마당에 마피아 연루설이 끊이지 않았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공항 이름에 등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를 계기로 소셜미디어(SNS)에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일명 ‘붕가붕가 섹스 파티’가 다시금 회자하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PD)의 피에르프란체스코 마요리노 전 유럽의회 의원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분열적인 인물이었고 많은 롬바르디아 주민과 많은 이탈리아 국민이 그를 분명하게 규정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베를루스코니가 설립한 전진이탈리아(FI) 소속 상원의원인 마우리치오 가스파리는 “베를루스코니는 진정한 거인이다. 그의 위대함은 역사에 기록돼 있다”며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1936년 밀라노에서 태어난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 최고 갑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1994∼2011년 사이 세 차례(2005년 이뤄진 개각을 포함하면 네 차례)에 걸쳐 9년 2개월간 총리를 지냈다. 전후 이탈리아 최장수 총리인 베를루스코니는 집권 기간 내내 온갖 성 추문과 비리, 마피아 커넥션 등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아 ‘스캔들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지난해 6월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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