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신도시에 백로 떼…“악취에 못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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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조로 환영받던 백로가 요즘은 불청객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배설물과 소음에 고통받고 있다는 건데, 공존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현장카메라, 곽민경 기자입니다.
[기자]
과거엔 백로는 길조였죠.
이렇게 백로가 많으면 풍년이 든다며 환영했습니다.
요즘엔 골칫덩어리로 전락했습니다.
배설물 악취와 소음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건데요.
그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경기도 고양시 창릉신도시로 향하는 왕복 8차선 도로.
대로변 숲이 온통 하얀색으로 뒤덮였습니다.
페인트처럼 보이는데 가까이서 보니 백로 배설물입니다.
[양영욱 / 인근 주민]
"새가 똥을 싸니까 소나무는 다 죽어요. 똥이 독해서."
군데군데 백로 사체까지 보입니다.
우거진 숲에 하천까지 있어 먹이가 풍족한 환경이다보니 4년 전부터 백로 수백 마리가 이곳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처음엔 반가운 손님이었는데 지금은 아닙니다.
주민들은 창문을 여는 것도 엄두가 안 납니다.
[김광준 / 인근 주민]
"이사 온 지 한 2~3년 정도 됐는데 냄새 때문에 그냥 원래 살던 데 계속 살 걸 그랬어요."
민원이 빗발치지만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유해 조수가 아니다보니 손 쓸 방법이 없습니다.
[고양시 관계자]
"포획 채취 금지 야생 생물로 지정되어 있다 보니까 강제적인 서식지 이소나 이런 거에 대처는 사실상 어렵다."
국내 최대 백로 서식지인 울산 태화강변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8천 마리 백로 떼가 새벽부터 울어대는 통에 주민들은 잠을 설치고, 코를 막지 않고는 살 수가 없습니다.
[이순자 / 인근 주민]
"저쪽 사람 못 알아들을 정도로 시끄럽다. 깍깍."
[최옥자 / 인근 주민]
"거의 양계장 냄새. 지독해."
취재진도 변을 당했습니다.
이 냄새를 조금이라도 없애기 위해서 악취 제거제를 뿌리는 스프링클러까지 설치됐습니다.
한 해 60톤에 달하는 제거제가 쓰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쥐나 해충을 잡아먹어 인간에게 이로운 영향도 주는 백로.
전문가들은 대체 서식지를 찾아서 생태 교육장을 만들거나 공원을 조성하는 등 공존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현장카메라, 곽민경입니다.
PD 장동하
영상취재 김석현
작가 전다정
곽민경 기자 minkyung@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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