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08> 조개팔찌

정철 부산박물관 전시운영팀 학예연구사 2024. 7. 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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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다양한 K-컬처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에 다루고자 하는 유물은 K-뷰티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신석기시대 조개팔찌다.

그렇다면 왜 이런 조개팔찌가 K-뷰티와 관련이 있을까? 답은 이웃 나라에 있다.

그 시작은 한반도 신석기인들이 혼을 넣어 만든 아름다운 조개팔찌부터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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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 일본서도 탐낸 신석기시대 ‘걸작’ 장신구

2024년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다양한 K-컬처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 가운데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분야가 ‘K-뷰티’다. K-팝 아이돌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인기를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의 꾸밈 방식 또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에 다루고자 하는 유물은 K-뷰티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신석기시대 조개팔찌다.

가덕도 장항유적 출토 조개팔찌. 부산박물관제공


조개팔찌는 패천(貝釧)으로도 불리며, 신석기인이 가장 애용했던 장신구 중 하나다. 지금도 바닷가 근처 상점을 가면 다양한 모양의 조개들로 만든 팔찌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조개팔찌는 의례용으로도 사용되기도 하는데, 가덕도 장항유적에서는 매장된 사람 팔목에 착용된 경우도 확인된다.

가덕도 장항유적과 영도 동삼동 패총에서는 완성품 조개팔찌뿐만 아니라 완성되지 않거나 부서진 조개팔찌도 다량으로 확인된다. 이를 통해 이들 유적은 전문적으로 조개팔찌를 만드는 공장이었으며, 부서진 것이 많은 것은 제작 과정이 어려웠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조개팔찌는 우선 팔이 들어갈 구멍을 만들기 위해 각정부(조개껍데기의 가장 높은 끝부분)에 구멍을 뚫는다. 다음에 그 구멍을 점차 확장해 나간 후 구멍 안쪽과 바깥면을 갈아낸다. 이후 어느 정도 형태가 갖춰지면 내면을 정교하게 다듬어 완성한다. 조개팔찌는 투박조개, 피조개, 밤색무늬조개 등 다양한 조개로 만들어지지만 그 중에서 투박조개로 만든 조개팔찌 가장 많다.

그렇다면 왜 이런 조개팔찌가 K-뷰티와 관련이 있을까? 답은 이웃 나라에 있다. 투박조개의 경우 서식지가 한반도인 경우가 대다수여서, 일본열도에서는 좀처럼 확인하기 힘든 생물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확인되는 조개팔찌 대부분은 투박조개로 만든 것이다.

동삼동패총 출토 조개팔찌


투박조개가 매우 단단해 팔찌로 만들기 힘들지만, 신석기인의 정교하고 섬세한 제작 기술로 만든 팔찌는 바다 건너 일본열도에서도 장신구로서 가치가 큰 ‘걸작’의 위치에 있었다고 보인다. 우리나라 K-뷰티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주 지역까지 건너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시작은 한반도 신석기인들이 혼을 넣어 만든 아름다운 조개팔찌부터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아보인다.

신석기인들의 걸작품 조개팔찌는 부산박물관과 동삼동 패총 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다. 박물관에 들러 고대 사람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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