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심각한 농촌…빈 교실 메우는 ‘여든살 초등생’

곽선정 2024. 7. 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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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소멸 위기에 처한 광주와 전남 지역은 청년이 빠져나가고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신입생이 줄면서 폐교 위기에 몰린 초등학교도 많은데요.

곽선정 기자가, 먼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차렷 안녕하세요!"]

전교생 33명이 함께 하는 운동시간.

누구보다 열심히 동작을 따라하는 80살 김순덕 할머니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입니다.

6학년 6명 가운데 4명이 75살 이상 어르신.

지난 2019년 신입생이 1명에 그치는 등 폐교 위기에 처하자 마을 어르신들이 입학을 결심했습니다.

90년 넘는 전통의 마을 학교를 지키고 만학도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어렵게 학교를 유지해왔지만 올해는 신입생이 3명에 그쳤습니다.

[김순덕/6학년 : "학생들이 줄어드니 마음도 아프고 졸업할 때 되니 마음도 안 좋아요."]

'학생 모시기'는 도심 학교도 마찬가집니다.

매일 아침 택시에 오르는 학생들, 멀리서 오는 학생들의 등하교를 책임져 주는 이른바 '에듀택시'입니다.

이 학교는 에듀택시와 다양한 맞춤형 교육 등으로 지난해 12명이던 전교생을 1년 만에 30명까지 늘려 폐교 위기를 넘겼습니다.

[박보영/2학년 : "승마 체험도 많이 하고, 친구들이랑 특히 저기 있는 친구(지혁이)랑 계속 학교 다니고 싶어요."]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올해 전남 지역에서 신입생이 아예 없었던 학교나 분교는 30곳에 이릅니다.

당장 2년 뒤에는 초등 입학생 수가 1만 명 밑으로 떨어지고, 5년 뒤에는 7천 명대까지 무너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채정화/목포 서산초 교장 : "작은 학교들이 가진 강점들을 살려서, 다양한 교육 과정을 구상하고 응원해 주는 것이 학교에서 앞으로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어촌은 출생아 수가 줄면서 산부인과가 문을 닫고, 분만 환경 악화로 젊은 인구 유입이 감소하는 악순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산부인과가 아예 없는 곳에는 '찾아가는 산부인과'까지 운영하는 실정입니다.

[최동석/산부인과 전문의/찾아가는 산부인과 담당 : "여기서 산부인과 전문 병원을 가려면 보통 시간이 한 시간 반, 두 시간 소요될 수 있거든요. 전문병원에서 하는 것과 똑같이 진료를 해주고 있기 때문에…."]

전남은 광역단체로는 처음으로 지난 2013년부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은 이른바 '데드크로스'에 진입했고, 광주광역시도 인구 소멸 위기가 가속화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안재훈

곽선정 기자 (cools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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