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핸드볼, '우생순 신화' 재현 도전…"독일·슬로베니아부터 잡는다"
[인천공항=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우생순 신화' 재현에 나선다.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이끄는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 2차 유럽전지훈련에 돌입한다.
대표팀은 지난 1일부터 17명의 올림픽 출전 선수와 함께 2차 국내 소집훈련을 진행하며 파리 올림픽을 향한 막바지 준비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날 출국한 대표팀은 19일까지 스페인, 네덜란드에서 2차 유럽전지훈련을 실시하며, 이후 22일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해 결전에 나선다.
한국 여자핸드볼은 지난 1984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부터 이번 2024 파리 올림픽까지 11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으며, 1988 서울 올림픽과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2연속 금메달을 포함해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특히 2004 아테네 올림픽(은메달)에서의 '우생순 신화'는 국민들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다만 한국은 2008 베이징 올림픽(동메달) 이후, 2012 런던 올림픽(4위), 2016 리우 올림픽(10위), 2020 도쿄 올림픽(8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 역시 조별리그부터 만만치 않은 유럽 강호들과 만나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시그넬 감독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파리 올림픽이 다가오는 것만큼 설레는 일은 없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준비한 대로 계속할 예정이고, 유럽에서 연습경기가 있는데 잘 치르고 올림픽을 잘 준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독일, 슬로베니아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조 4위 안에 들어야 8강에 진출할 수 있지만 어느 한 팀 만만한 상대가 없다. 한국이 8강으로 가기 위한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비교적 전력이 약한 독일과 슬로베니아를 잡아 조 4위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다.
시그넬 감독은 "우리 조에서 노르웨이가 가장 강한 것 같고, 그 다음이 스웨덴, 덴마크이다. 독일과 슬로베니아는 그 다음으로 분석이 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에서 슬로베니아와 만나 4-5점 차로 졌던 걸로 기억(27-31 패)하는데, 아무래도 그 두 팀(독일, 슬로베니아)을 상대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그넬 감독은 또 "우리가 아무리 최고의 경기를 한다고 해도 우리 조에 있는 팀들이 버거운 상대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최선을 다하고 또 우리가 세계선수권 때보다 훨씬 더 나은 팀이라고 믿고 있다"며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수들 역시 당찬 각오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주장 신은주는 "설렘이 가득한 것 같다. 우리가 준비한 것이 얼마나 나올지 궁금하다. 선수들이 단합에 대해 중점을 두고 훈련을 했는데, 코트 안에서 얼마나 단합력이 나올 지가 가장 기대된다"고 올림픽에 나서는 소감을 전했다.
신은주는 또 "우리가 대한민국 선수단 첫 경기다 보니 스타트를 잘 끊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우리가 잘해야 모든 대한민국 선수들이 힘을 받아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여자핸드볼은 한국이 파리 올림픽 단체 구기종목 중 출전권을 획득한 유일한 종목이다. 올림픽이 개막한다면, 그만큼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여자핸드볼 대표팀을 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은주는 "구기 종목이 한 종목만 나가게 돼서 솔직히 조금 많이 속상하다"면서도 "하지만 그만큼 우리 핸드볼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기회이고, 이 기회를 발판 삼아서 핸드볼이 한국에서 좀 더 인기 스포츠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신은주는 "다들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여자 핸드볼이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관심을 갖고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국민들의 응원을 당부했다.
한편 2024 파리 올림픽 여자핸드볼 종목에는 12개국이 본선에 진출했으며, 6팀씩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진행한다. 각 조 1-4위가 8강에 진출하며, 이후 토너먼트를 통해 메달의 주인을 가린다.
A조에 편성된 한국은 25일(이하 현지시각) 독일과 첫 경기를 치르며, 28일 슬로베니아, 30일 노르웨이, 8월 1일 스웨덴, 3일 덴마크와 차례로 맞붙는다. 비교적 수월한 독일과 슬로베니아와의 1, 2차전을 모두 승리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B조에는 프랑스, 네덜란드, 브라질, 헝가리, 스페인, 앙골라가 편성됐다.
▲ 여자핸드볼 대표팀 명단
감독 : 헨리크 시그넬
코치 : 에릭 라르홀름, 안톤 클라에손
GK코치 : 반야 라디치
GK : 박새영(삼척시청), 이민지(SK슈가글라이더즈), 정진희(서울시청)
LW : 신은주(인천광역시청)
CB/LB : 김다영(부산시설공단), 한미슬(인천광역시청), 조은빈(서울시청), 강경민(SK슈가글라이더즈), 우빛나(서울시청), 신진미(부산시설공단)
RB : 류은희(헝가리 교리), 강은서(인천광역시청)
RW : 전지연(삼척시청), 송지영(서울시청)
PV : 강은혜(SK슈가글라이더즈), 김보은(삼척시청), 송해리(부산시설공단)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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