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DL이앤씨, 불황 속 리스크 통제 빛났다…차입구조도 장기화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단기 중심 차입구조 개선 ‘청신호’
둔화한 수익성 개선 위한 사업 확대 부담 크지 않을 듯
“사업성 중심의 선별 수주 덕분…당분간 현기조 유지”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DL이앤씨(375500)가 건설업 불황 속에서도 차입금 안정화와 금융원가 통제에 성공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금리 인하가 늦어지고 있음에도 이자 비용 지출을 업계 최저 수준으로 억제한 것은 물론 유일한 흠결이었던 차입구조까지 장기화하는데 성공했다.
반등을 위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한 DL이앤씨가 향후 시장 상황이 우호적으로 바뀌는 시점에 맞춰 적극적인 사업 확대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028260)과 현대건설(000720), 대우건설(047040), GS건설(006360), DL이앤씨 등 2023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5대 상장 건설사의 올해 1분기 이자비용 지출 규모는 총 2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1873억원 대비 18.5% 증가했다. 금리 인하 지연에 따른 사업장별 이자비용 지출 확대가 금융원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DL이앤씨의 이자비용 규모는 12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업계 최저 수준으로 100억원대 이자비용은 DL이앤씨가 유일하다. 이밖에 △삼성물산 677억원 △현대건설 266억원 △대우건설 354억원 △GS건설 798억원 등이다.
DL이앤씨는 보수적 경영 기조하에 차입금 확대를 최소화하며 이자비용 지출을 줄이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인건비 등 공사비가 급격히 상승하는 상황에서 이자비용 억제를 통해 원가 부담을 조금이나마 낮출 수 있었다는 평가다.
실제 DL이엔씨의 차입금의존도는 13.5%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적정 차입금의존도인 30%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부채비율도 선수금 유입으로 전년말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102.3%를 기록했다. 이는 적정 부채비율인 200%를 크게 하회하는 것은 물론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일한 불안 요소였던 단기차입 중심의 차입구조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크게 개선한 것이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으로 이어지며 차입구조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DL이앤씨는 지난 2일 진행한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수요 예측에서 2년물 5200억원, 3년물 2850억원 등 총 8050억원을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DL이앤씨는 기존 계획 대비 2배 규모인 2000억원을 조달해 차입구조 안정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DL이앤씨의 전체 차입금 1조2906억원 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은 6085억원으로 47.1%를 차지하고 있다. 통상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적정 단기성차입금 비중을 50%로 판단한다.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만기 도래 예정인 차입금의 차환을 완료하면 단기성차입금 비중을 최소 30%대 초반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DL이앤씨가 재무 체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면서 실적 반등을 위한 사업 확대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한 만큼 추가적인 수주와 투자를 진행하는데 부담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는 DL이앤씨가 현금창출력 둔화에도 불구하고 우량급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DL이앤씨의 올해 1분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831억원으로 전년 동기 1129억원 대비 26% 감소했다. 이에 따른 EBITDA마진은 4.4%로 같은 기간 6.1% 대비 1.7%포인트(p) 하락했다. 반면 매출은 1조 8051억원으로 2.2% 늘었다.
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각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이전 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뜻한다. EBITDA마진은 EBITDA에서 매출을 나눈 것으로 매출 중 감가상각과 세금, 이자 차감 전 이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한국기업평가(034950)의 건설업 신용평가방법론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재무 항목 중 EBITDA마진만 현재 신용등급(AA-)보다 낮은 A를 기록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를 비롯한 건전성 항목은 모두 AA급을 유지했다.
한편 이와 관련 DL이앤씨는 금리 인하 등 본격적인 변화가 오기 전까지는 현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원가 부담 등 시장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은 탓에 당장 공격적으로 사업 수주에 나서기에는 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사업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재무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면서도 “당장 공격적으로 수주하거나 투자사업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비를 비롯한 시장 환경이 과거 대비 우호적이지 않다”며 “현재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상황을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건엄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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