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떠미는 '자립'에 내몰리는 '고립'… "단계별 맞춤 지원 필요"

김민 기자 2024. 7. 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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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밖청소년을 뒷받침하는 시설·기관의 최종 목표는 이들의 성공적인 자립을 돕는 것이지만, 단계별 맞춤형 지원이 미비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전청소년자립지원관에 따르면 현재 대전지역 가정밖청소년에게 지원되는 사업은 △주거 △생활 △교육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실제로 자립지원관과 청소년쉼터 등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가정밖청소년이 일상생활을 회복한 뒤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단계별 지원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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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가정 밖 청소년] ②
가정밖청소년 대부분 정서적 우울·불안 등 호소
대인관계 어려워 아르바이트 등 일자리 유지 못해
청소·빨래·설거지 등 기초 일상생활 교육 필수적
24세 이후 지원 '뚝'… 일상회복 후 사회진출 필요
여가부·보복부 관리 주체 따라 다른 혜택도 문제
게티이미지뱅크.

가정밖청소년을 뒷받침하는 시설·기관의 최종 목표는 이들의 성공적인 자립을 돕는 것이지만, 단계별 맞춤형 지원이 미비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전청소년자립지원관에 따르면 현재 대전지역 가정밖청소년에게 지원되는 사업은 △주거 △생활 △교육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주거·생활 지원사업은 청소년쉼터나 회복지원시설 등을 퇴소한 청소년에게 달마다 15만 원씩 6개월간 월세를 지원하거나 청소·목욕 용품 등 생필품을 제공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교육 지원사업의 경우 자격증 취득이나 직업 훈련 등의 학비를 보조한다. 다만 일자리와 곧장 연계되지 않는 데다 취업하더라도 금방 일을 관두는 사례가 잦다.

가정밖청소년이 제대로 된 자립을 하기 위해선 고정적인 수익 구조가 필수적인데 이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셈이다.

연장흠 자립지원관 팀장은 "가정밖청소년은 상당수 정서적인 불안과 우울로 치료를 받고 있다. 경계선지능에 해당하는 경우도 빈번하다"며 "건강한 대인관계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일터로 나간들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 사업체에서 가정밖청소년에게 다른 또래 청소년과 비슷한 작업량을 요구한다면 이 같은 악순환이 반복되리라 본다"며 "장애인은 노동 유형과 강도가 다르게 적용받는 것처럼 가정밖청소년이 처한 상황과 여건 등을 두루 고려하는 맞춤형 일자리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에 입소한 가정밖청소년들이 직접 장을 보고 요리하는 자립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전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실제로 자립지원관과 청소년쉼터 등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가정밖청소년이 일상생활을 회복한 뒤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단계별 지원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정밖청소년은 가정 내 학대와 방임, 폭력 등에 노출된 사례가 대부분인 만큼 청소와 빨래, 설거지 등 기초적인 일상생활 교육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야 하는데 섣부른 사회진출이 되레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김청미 대전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팀장은 "쉼터 입소 청소년들은 가정에서 배운 게 많지 않다. 청소와 빨래를 왜 해야 하는지부터 교육해야 한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일주일이면 길게 유지하는 편이다. 사회기술을 체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4세가 넘어 더 이상 청소년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그동안 제공했던 모든 지원을 한순간에 중단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가족부에서 관리하는 가정밖청소년은 보호시설을 퇴소하면 5년간 달마다 40만 원의 자립지원수당을 지급받는 게 전부인데 이마저도 수혜자가 극히 드물다. 시설 입소기간이 총 2년 이상인 동시에 마지막 6개월간 시설에 머물렀다는 게 입증돼야 해서 현재 대전지역에서 자립수당을 받는 인원은 4명에 그친다.

보건복지부가 담당하는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 등에서 지낸 청소년들은 보호 종료 즉시 5년간 달마다 50만 원의 자립준비청년수당과 1500만 원의 자립정착금을 제공받는 것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대전지역에서 자립준비청년수당을 받는 인원은 지난 달 기준 397명이다.

지난해 청소년쉼터를 퇴소한 A 씨는 "여가부나 보복부 소속에 따라 제공되는 혜택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기분이 언짢았다"며 "쉼터나 보육원이나 유년시절부터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청소년들이 지내는 곳인데 지원 체계가 다를 이유가 뭐가 있나 싶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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