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멸” 경고에도… 與당권주자들 ‘金여사 문자’ 난타전
한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그렇게 당을 망가뜨리면서 이기면 뭐가 남느냐”고 말했다. 한 후보가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을 “비정상적 전대 개입”이라고 주장하자 전날(7일) “당을 분열시키고 대통령을 흔드는 해당(害黨) 행위”라는 원 후보의 공세를 맞받은 것이다. 한 후보는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가 되더라도 영부인과 당무 관련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후보가 제기한 ‘사천’ 의혹에 대해선 “마치 청담동 룸살롱 논란을 제기한 첼리스트와 똑같은 것”이라며 “그런 사실이 있으면 즉시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후보는 한·원 후보를 모두 겨냥해 “줄 세우고 줄 서는 정치망령이 떠돈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후보도 “우리 당을 폭망하게 만드는 것이 썩은 기득권의 줄세우기와 계파정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공방으로 자해적 행태를 보인다. 당이 분열할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韓 “대표돼도 영부인과 당무 얘기안해”… 元 “당정 갈라지면 다 죽어”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러다 자멸한다”는 우려까지 나왔지만 7·23전당대회의 첫 합동연설회에서 당권 주자들은 저마다 상대 후보를 향해 “당을 망가뜨리고 있다”며 네 탓을 했다. ‘배신자 공방’에서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까지, 계속된 네거티브와 그에 따른 이전투구 양상이 첫 연설회에도 반복되면서 내전 수준의 극한 분열 국면이 이어진 것. 당내에선 당 지도부의 자제 요청에도 난타전이 벌어지자 “우리끼리 자해하는 저질 싸움의 최대수혜자는 이재명”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등 확전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 “이러다 다 죽는다”면서 “너 때문에”
● 與 내부 “저질 자해, 최대 수혜자는 이재명”
당권주자의 난타전에 당 지도부와 당 의원들은 잇따라 우려를 표시하며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다. 김 여사 문자 논란이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의 김건희 특검법 빌미를 제공하고, 당정 관계 관련 논란이 최근까지 당에서 잠잠했던 계파 정치를 되살리고 있다는 측면에서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당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황우여 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각 후보 진영의 언행은 선거관리위원회와 윤리위원회를 통해 엄중한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후보자들은 대통령실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도 넘는 행태가 반복된다면 원내대표로서 과감히 지적하고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고 했다.
황 위원장과 서병수 당 선거관리위원장은 합동연설회 직전 비공개로 진행한 간담회에선 “전당대회 이후도 생각해야 한다”고 후보들에게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여당 의원 108명이 있는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서도 “자중해야 한다” “성명서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원들이 글이 이날 계속해서 올라왔다고 한다. 4선 중진 김태호 의원은 “보수의 자멸을 가져오지는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넘쳐난다”며 “연판장이 나돌고, 개인 간에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까지 열리고 있다. 권력 앞에선 인간관계의 신뢰는 존재하기 힘든 것이냐”고 비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광주=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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