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또 전강위 패싱 논란...이임생 이사, “홍명보 감독 선임, 내 스스로가 결정했다”

정지훈 기자 2024. 7. 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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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지훈(신문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태를 겪고도 변하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대한축구협회(KFA)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모든 결정을 스스로 했다고 밝히면서 전력강화위원회가 또 한 번 ‘패싱’ 됐음을 인정했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8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현 울산 HD 감독을 선임했다면서 관련 내용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임생 이사는 “협회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새로운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되는 아시안컵까지다. 먼저 결정을 해준 울산 구단에게 감사드리고, 울산 팬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설명했다.


그동안 궁금했던 선임 과정 타임라인도 밝혔다. 제시 마치와 헤수스 카사스 감독과의 협상이 무산된 이후부터의 과정이었다. 감독의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워낙 많은 정보가 노출된 탓에 누군지 다 알 수 있었다.


시작은 97명의 후보자를 놓고 리스트를 꾸렸다. 6월 A매치는 일단 김도훈 임시 감독을 선임한 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했고, 1차로 38명으로 후보를 줄였다. 이후 6월 3일 검증 작업을 통해 12명을 2차 선정했지만, 6월 18일 9차 회의에서 추가로 5명이 들어와 17명이 됐다.


10차 회의 때부터는 기존 정해성 위원장에게 모든 권한이 이임됐고, 17명에서 9명으로 줄였다. 이후 6월 20일부터 25일까지 정해성 위원장이 조건 등을 고려해 4명의 최종 후보를 선정했으나, 26일 정몽규 회장에서 사임 의사를 전달하며 혼란의 시기를 겪었다. 결국 이임생 이사가 감독 선임 작업을 진행했고, 최종 후보 4명에서 2명을 유럽에서 면담을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그러나 이 최종 결정에서 전력강화위원회가 또 한 번 ‘패싱’됐다는 논란이 나오고 있다. 이임생 이사가 스스로 인정했다. 최종 후보 4명을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정했지만, 최종적으로 홍명보 감독의 선임을 결정하면서는 전력강화위원회와 논의를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임생 이사의 단독 결정이었고, 전력강화위원회는 이 내용을 공유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임생 이사는 “존중을 하며 전강위와 대화를 했다. 끌고 가기 위해서 내가 해야 한다고 하며 5명에게 동의를 받았다(4명은 사퇴). 홍명보 감독을 뵙고 결정을 한 후에 현재 위원회분들을 다시 소집해 미팅을 해야 하지만 다시 미팅을 하면 언론이나 외부로 나가는 게 두려웠다. 개별적으로 5명에게 말을 했다. 최종 결정을 해도 되냐는 질문을 하고 동의를 받고 결정을 했다”며 소통을 하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이어 “날 비난해도 좋다. 내 스스로가 결정을 했다. 내 결정에 후회를 하고 싶지 않다. 내 판단에서 그렇게 결정했다. 모든 경기를 다 주도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감독님이 계획하신 부분들을 쭉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확실한 건 그 전부터 홍명보 감독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임생 감독 브리핑 후 질의응답 일문일답]


-홍명보 감독은 언제부터 이끄나? 울산 감독직 겸임인가?


일단 울산에서 많은 협조와 발전을 위해 도움을 주셨다. 울산과 협의 후 구단이 원하는 대로 협회와 의논을 하겠다. 울산을 계속해서 이끄는 건 어려울 것이다.


-기술발전위원회는 17세 이하 대표팀만 관여할 수 있게 됐다. 어떤 자격으로 감독 선임 자격을 받았나. 협회의 일방적인 결정이었나?


정해성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이하 전강위) 위원장 사임 이후 10차 회의에서 절차대로 진행할 사람이 필요했다. 총괄이사도 겸직하는 상황인 내가 임무를 맡았다. 협회에서 이 일을 계속하라는 임무를 받고 절차에 맞게 추진을 했다.


-모든 과정들을 전강위 위원들과 소통을 하고 대화를 잘 했는지?


존중을 하며 전강위와 대화를 했다. 끌고 가기 위해서 내가 해야 한다고 하며 5명에게 동의를 받았다(4명은 사퇴). 홍명보 감독을 뵙고 결정을 한 후에 현재 위원회분들을 다시 소집해 미팅을 해야 하지만 다시 미팅을 하면 언론이나 외부로 나가는 게 두려웠다. 개별적으로 5명에게 말을 했다. 최종 결정을 해도 되냐는 질문을 하고 동의를 받고 결정을 했다.


-홍명보 감독은 계속 고사를 했는데 만남 1번 만에 어떻게 설득을 했나?


최종 후보 3인으로 계속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이야기 후 홍명보 감독을 선택했다. 이후 '홍명보 감독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두려움도 있었다. 만나서 적극적으로 성실히 임해주셨다. 홍명보 감독은 절차상 온 건지, 그 안에서 얼마나 나를 평가한 것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내가 평가하고 결정한 부분을 설명했다. 왜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을 해야 하는지 설득했다. A대표팀만 아니라 연령별과 연계성을 가져가서 대한축구협회 철학을 이끌어달라고 몇 차례나 부탁을 드렸다.


-연봉 규모에 대한 말이 많았는데


전강위 최종 후보 3인에 대해 정몽규 회장님에게 보고를 했다. 3명 후보자 다 만난다고 하니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결정도 마지막에 김정배 부회장님에게 보고를 했다. 정몽규 회장님에게 보고를 하지 않았다. 국내, 해외 감독에 대한 차이도 동등하게 요구를 했다. 액수는 못 밝혀도 한국 감독님들도 외국 감독님들 못지않게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계약기간을 아시안컵으로 결정한 이유는?


정몽규 회장님은 모든 기술 파트에 대해 권한과 책임을 주셨다. 홍명보 감독을 단기간 결과만 보고 평가하는 것보다 가장 핵심인 A대표팀, 연령별 대표팀 연계성을 만들기 위해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전술 보완을 위해 유럽인 코치 2명을 요청했다. 감독님도 받아들였다. 지식과 경험, 유럽파 코치의 조언이 활성화가 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


-가능했던 외국인 감독이 있었나? 유럽행이 요식행위라는 비판도 있었다


전강위를 매우 존중하고 절차를 이어갔다. 중간에 많은 외국인 감독 추천을 받았다. 혼자 결정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전강위의 추천을 존중했다. 그 안에서 해결을 하려고 했다.


-전강위가 제대로 작동을 한 건지?


내가 언급하긴 어렵다. 법무팀에 조언을 확실히 받았다.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문제가 있다면 법무팀에 다시 요청을 하겠다.


-지난 2월부터 홍명보 감독님 한 번 만나자마자 수락을 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물밑 접촉이 있었는지,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 왔는지


한국 축구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 나 스스로 고민을 많이 했다. 후보자 분들이 너무나 열심히 했고 한국을 너무 오고 싶어 했다. 아무 문제도 없었다. 고유의 축구 철학이 확고했고 존중을 받아 마땅했다. 어제 두 분 중 한 명은 내게 관심 있게 인터뷰를 해서 감사하다고 문자를 받았다. 훌륭한 감독을 맡을 거라고 하고 답했다. 이 분들의 축구 철학이 강하고 확고하나 현 시점에서 우리 선수들이 적응할 수 있는지 의문이었다.


이제 대표팀은 벤투 감독이 있을 때처럼 빌드업을 중원부터 하며 기회 창출을 하는 게 중심이다. 수비에서 롱패스를 활용해 경쟁을 유도하고 가는 축구는 아니다. 잘못 됐다는 것이 아니라 한 분의 이런 철학이 한국 축구에 이게 맞을까란 생각을 했다.


다른 한 분은 고강도 압박을 강조했다. 만남을 가지고 나서 과연 우리가 빌드업 축구를 중심으로 해서 가고 있는데 고강도 압박 철학을 가진 사람에게 감독을 맡기는 게 맞나라는 생각을 했다. '중동국가와 만나면 잘 극복할 수 있을까? 체력 문제는 없을까?'라 의문이 들었다.


또 이 철학이 대표팀에 입혀지고 경기력으로 나타날 수 있을까란 의구심도 있었다. 울산은 빌드업, 기회창출 1위이고 미드필더에서 기회 창출을 하는데 능한 팀이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해오던 스타일을 홍명보 감독님이 울산에서 해오고 있다. 3차 예선에서 월드컵까지 생각해야 했다.


날 비난해도 좋다. 내 스스로가 결정을 했다. 내 결정에 후회를 하고 싶지 않다. 내 판단에서 그렇게 결정했다. 모든 경기를 다 주도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감독님이 계획하신 부분들을 쭉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확실한 건 그 전부터 홍명보 감독과 접촉하지 않았다.


-지난 5개월 동안 100명을 만났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점 파악을 할 것인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사과는?


전강위 분들이 고생하셔서 최종후보자들을 압축했다. 빨리 선임을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죄송하다.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했다. 어떤 부분이 이렇다, 저렇다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절차상 문제가 없는 게 중요하다. 의혹으로 제기되는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정몽규 회장님이 모든 권한을 내게 줬다. 투명하게 절차대로 했다.


-울산, K리그 팬들에게 당부 메시지는?


K리그, 울산 팬들, 울산 구단 분들에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홍명보 감독님을 보내주시기로 한 건 감사하다. 울산 팬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울산을 계속 응원하겠다. 죄송하고 감사하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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