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81> 뉴진스 하니가 쏘아올린 작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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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의 일본 도쿄돔 팬 미팅에서 하니가 선보인 마쓰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 반응이 심상치 않다.
유튜브와 SNS에서는 태양을 피하려 아무리 애를 써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촘촘하게 얽힌 알고리즘에 결국 걸려들고 만다.
1980년 발표된 원곡의 매력을 고스란히 지키며 신선함까지 더한 하니의 압도적 재능에 열광하거나, 민희진의 남다른 기획력과 선곡 센스를 칭찬하거나, 그 모든 것이 과한 평가라고 폄하하거나, 일본 버블시대에 대한 향수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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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의 일본 도쿄돔 팬 미팅에서 하니가 선보인 마쓰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 반응이 심상치 않다. 유튜브와 SNS에서는 태양을 피하려 아무리 애를 써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촘촘하게 얽힌 알고리즘에 결국 걸려들고 만다. K-POP과 뉴진스에 전혀 관심 없던 지인들 몇몇이 ‘팜호초’(팜 하니와 푸른 산호초의 줄임말) 중독현상을 호소했다. 다행히 알코올 니코틴 카페인보단 건강에 무해한 중독이니 안심해도 될 듯하다. 다양한 팬 아트가 쏟아졌고 일본 공중파 방송은 발 빠르게 생방송으로 팜호초 무대를 재현했다.
한국 걸 그룹의 베트남계 호주인 멤버가 부른 일본의 옛 노래 한 곡이 한일 양국을 동시에 열광시키는 모습은 기이할 정도로 보기 드문 현상이긴 하다. 역시 수많은 주장과 논평이 뒤따라 쏟아졌다. 결국 거기에 동참하게 되었지만 이건 좋아서 치는 뒷북이다. 1980년 발표된 원곡의 매력을 고스란히 지키며 신선함까지 더한 하니의 압도적 재능에 열광하거나, 민희진의 남다른 기획력과 선곡 센스를 칭찬하거나, 그 모든 것이 과한 평가라고 폄하하거나, 일본 버블시대에 대한 향수라거나. 아니나 다를까, 결국 생뚱맞게 ‘친일’논란까지 등장하고 만다. 없는 논란까지 억지스레 논란을 만들어 세대 혐오와 국가 간 혐오를 조장하려는 이들 때문에 팜호초의 알고리즘은 오히려 점점 촘촘하고 강력해진다.
불과 8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 도쿄에선 혐한 시위가 한창이었다. 지금까지도 마음 한구석에 ‘혐한’을 소신처럼 지키고 있는 일본인이 물론 없지는 않을 것이다. 혐한하는 한국인도 있으니까. 허나 그들의 목소리는 10년도 채 되지 않아 연민이 생길 정도로 초라하고 하찮아졌다. 국경을 넘어 혐오를 동력으로 버텨내고 살아가는 자들의 정해진 말로다. 혐오하는 자들은 결국 즐기는 자들을 이길 방법이 없다.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해 독한 저주를 퍼붓는 이들에게 목청껏 이 노래를 불러주고 싶다.
아아, 내 사랑은 남풍을 타고 달려가요
아아 푸른 바람을 가르며 달려요 저 섬으로… - 마쓰다 세이코 ‘푸른 산호초’1980
비록 내 노래가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순 없을지라도 그래도 뭐, 좋아서 부르는 노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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