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감독을 다수결로 정해, 토의는 없었다”… 박주호, 대표팀감독 선임 절차 폭로
“서로 의견을 따져보는 과정이 없었다.”
박주호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은 이같이 말하면서 “투표만이 계속 됐다. 대화해서 결론을 도출하고 회의록에 남기는 과정은 없었다”고 밝혔다. 국가대표로 40경기를 뛰었던 박주호는 지난 2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의 새 위원으로 선임됐다.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감독을 물색하는 임무를 주로 맡는다.
박 위원은 이날 8일 본인 유튜브채널 ‘캡틴 파추호’에 제목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 모두 말씀드립니다’라는 50분 가량 영상을 올렸다. 박 위원은 영상을 통해 한국 감독 후보로 급부상했던 에르베 르나르 감독에 대해 먼저 말했다. 르나르 감독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이끌고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를 2대1로 꺾는 이변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박 위원은 “르나르 감독은 한국 감독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였다”며 “대면 미팅을 잡으려 하는데, 몇 번이나 위치를 바꿨다. ‘아프리카에 잠깐 올 수 있느냐’는 식의 이야기도 했다. 그래서 르나르 감독과는 틀어졌다”고 했다.
제시 마치 감독을 추천한 것도 본인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은 “전력강화위원회 내부에 제시 마치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라고 했다. 마치 감독은 독일과 잉글랜드 1부리그를 오가며 감독 생활을 했다. 독일 잘츠부르크에서 황희찬을 지도한 것으로 국내에선 유명하다. 결국 한국과의 협상은 60억원 가량으로 알려진 마치 감독의 몸값을 맞추지 못하면서 결렬됐다.
20번 가까이 회의하는 동안 정해성 위원장이 다수결로 정하자는 뜻을 여러 번 내비쳤다고 한다. 박 위원은 “나는 황선홍 당시 U23 대표팀 감독의 임시 감독 부임은 반대했다. 괜한 리스크를 지지 말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별다른 대화 없이 투표로 결론이 정해졌다. 그래서 황선홍 감독이 임시 감독이 된 것”이라고 했다. 황 감독은 지난 3월 A대표팀 임시 감독을 겸임했다. 그리고 지난 4월 본업인 U23 대표팀 감독으로서 U23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하면서 10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박 위원은 “그 이후로도 의견 교환 없이 그냥 투표가 진행된 적이 몇 번 있었다. 대화를 통한 결론 도출은 없었다”고 했다.
박 위원은 녹화 도중 홍명보 감독이 내정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박 위원은 “국내 감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위원들이 많았다. 어떤 외국 감독을 제시하면 무조건 흠을 잡았다”며 “그중에는 본인이 임시 감독을 하고 싶어 하는 분도 있었다. 전체적인 흐름은 홍명보 감독을 임명하자는 식으로 흘러갔다”고 했다. 이어 박 위원은 “지난 5개월이 허무하다. 전력강화위원회가 필요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절차 안에서 이뤄진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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