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방대한 고증 통해 꼼꼼하게 정리한 중국 철학사

강현철 2024. 7. 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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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와 학파를 중심으로 춘추전국 시대 이전 고대부터 20세기초에 이르기까지 중국 철학사를 5권으로 정리한 뛰어난 개론서이다.

일본의 저명한 중국학자 가노 나오키(狩野直喜, 1868∼1947)가 교토대학 철학과에서 행한 강의를 정리 편집해 출간한 것이다.

가노 나오키는 일본 현대에 중국 청나라 실증학을 최초로 본격 수입한 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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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철학사
가노 나오키 지음 / 오이환 옮김
지식을만드는지식 펴냄

학자와 학파를 중심으로 춘추전국 시대 이전 고대부터 20세기초에 이르기까지 중국 철학사를 5권으로 정리한 뛰어난 개론서이다. 일본의 저명한 중국학자 가노 나오키(狩野直喜, 1868∼1947)가 교토대학 철학과에서 행한 강의를 정리 편집해 출간한 것이다. 저서와 사상 자체뿐만 아니라 유명 학자들의 삶과 학풍도 소개해 고급 연구서의 역할을 한다. 가노 나오키는 일본 현대에 중국 청나라 실증학을 최초로 본격 수입한 학자다. 연구 범위는 경학(經學·유가의 경전)에 그치지 않으며 문학, 사학에도 심오한 조예를 나타냈다.

책은 1권 공자 이전의 중국 사상, 2권 춘추전국시대의 사상, 3권 한·당 시대의 사상, 4권 송·원·명의 철학, 5권 청의 학술과 사상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문고판형이다. 중국철학사는 크게 경학과 제자학(諸子學), 불교학으로 나눌 수 있으며 특히 경학 연구의 역사와 일치한다. 또 유학(儒學)은 크게 △객관적으로 경전의 본문(本文)을 연구하는 한당학(漢唐學) △주관적으로 경전의 교의(敎義)를 해설하는 송명학(宋明學)으로 나눌 수 있다. 저자는 중국 문명은 옛 문물을 숭상하는 버릇이 있다며 훈고 해석에 힘쓴 까닭에 학문적 분리가 어렵고, 과학의 발전에 장애가 되기도 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어 중국 문명은 비교적 외국의 영향없이 '중화'라는 자만과 타국 문명에 대한 경멸을 담은 '중국적'인 것으로 발달했다며 정치적·법적·실천윤리적 측면이 그리스 찰학의 우주론전 사색과 대비된다고 밝힌다. 또 진시황의 분서갱유 이후 중국의 학문이 단조로와졌다고 주장한다.

일본 학자들의 저서가 흔히 그런 것처럼 난해한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방대한 고증을 덧붙인 것이 감탄을 자아낸다. 중국 철학 분야 베스트셀러인 펑유란(馮友蘭)의 '중국철학사'와 비교해 읽어보는 것도 권할 만 하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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